'누구냐!' IB시장 뒤흔든 2억~3억달러 CB 발행설
입력 2015.03.09 07:00|수정 2015.03.09 07:00
    외국계 IB 3곳 참여설 확산…발행사·주관사 실체는 ‘흐릿’
    발행사로 거론된 두산건설·㈜한화·대림산업 등은 '부인'
    • [03월05일 14:1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대기업의 전환사채(CB) 발행 추진 소문이 투자은행(IB)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아직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IB시장에선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느라 진땀만 뺄 뿐이다.

      5일 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계열사가 해외 C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지난주부터 급격히 퍼져나갔다. 기관투자가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규모만 놓고 보면 시장을 뒤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소문이 광범위하게 퍼졌음에도 발행 주체와 주관사에 대한 실체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복수의 IB 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CB 발행 규모는 2억달러에서 3억달러 수준이 거론된다. 외국계 증권사 2~3곳을 주관사로 삼아 해외에서 공모 방식으로 CB를 발행한다는 것이다. 시선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JP모건, 메릴린치,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등 주요 외국계 증권사에 모아지고 있다. 정말로 외국계 증권사 3곳을 뽑는다면 이들 증권사가 제외될리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외국계 IB들도 '누가 발행하느냐'고 역질문 하고 있다. 서로 정보 수집에 나섰지만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CB 발행 소문은 들었지만 발행 회사와 주관사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 역시 "다른 IB로부터 CB 발행 소문은 접했지만 우리가 자문을 맡지는 않았다"며 사실 여부를 되묻기도 했다.

      주관사의 실체는 여전히 안갯속이지만 몇몇 회사들을 발행사로 꼽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다른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실체는 없지만 건설사를 자회사로 둔 그룹사가 CB 발행 주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소문과 함께 거론되는 곳은 한화, 두산, 대림그룹 등이다.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자금 조달 수요도 있다는 평가다.

      한화건설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화는 삼성테크윈 인수 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CB 발행 주체로 언급되지만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한화에는 수많은 국내외 증권사들이 교환사채(EB), 유상증자, 자사주 처분 등 자금조달 계획을 제시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정하지 않고 있다.

      두산건설 역시 국내 증권사가 CB 발행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작년 2000억원 규모 CB 발행 당시에도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던 만큼 발행 시 기관투자가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해외 CB 발행과 관련한 소문은 과거에도 수 차례 있었다"며 "지난해 CB를 발행한 터라 올해 해외 CB를 발행하는 것은 현실성도 없고 파악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저조한 영업실적을 기록한 대림산업도 자금조달 수요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으나 회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좋지는 않았지만 급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며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예상 후보들이 줄줄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소문의 진실에 대한 관심만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