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M&A 주역, 인정받는 CFO출신
외환은행 통합 과정, 차기 행보 영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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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13일 18:1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김병호 하나은행장(사진)은 하나은행 인수합병(M&A)의 주역이다. 하나은행 새 수장이 된 배경에 대해 재무통, 해외통 등 다양한 이유가 언급되지만 그동안 M&A를 진두지휘해 온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하지만 '훈장'이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숱한 M&A로 하나금융의 덩치가 커졌지만, 그 과정에서 화학적 결합은 미흡했고 김 행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의 통합 과정이 김 행장의 향후 행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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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M&A를 통해 4대 금융지주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전환된 이후 충청은행, 보람은행, 서울은행, 서울투자증권(현 하나대투증권)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지난 10년 동안 대형화 작업으로 잠재 부실에 관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탄탄한 CFO라인을 구축해, 리스크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한다.
김 행장은 그런 면에서 핵심 인사였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아끼는 CFO였다. 전략적 결정 자리에는 김 행장이 있었다. 뉴욕지점 등 해외 M&A의 다수 사례를 주도적으로 맡으며 '글로벌 통(通)'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전략통·재무통으로 이름을 먼저 알렸다.
김 행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서울은행 인수 당시 실무팀장을 맡았다. 이런 경험치를 인정받아 외환은행 인수전에서도 전면에 나서게 됐다. 외환은행과의 조기통합은 김 행장 입장에선 '결자해지'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쓰라린 기억도 있다. 하나은행은 LG카드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만들어 뛰어들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에 뺏기며 카드업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비록 LG카드 인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김병호 행장은 글로벌 전략팀을 담당, 해외 M&A를 도맡았다. 올해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내려고 하는 하나금융의 목표와 부합하면서 김 행장이 부상했다는 평가다.
다만 M&A 성과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피인수 회사와 인수 회사 간의 화학적 결합은 실패했다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다. 인수 후(後) 통합 작업, 이른바 PMI(Post-Merger Integration)가 미흡했다는 얘기다.
지난 2005년 단행 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합병은 은행 PMI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후 신한은행은 규모와 수익성 모두 업계 1위에 올랐다.
반면 하나금융은 M&A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1조원 달성에 실패했고, 특히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의 조기통합 선언 이후 수익성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인수 이후 통합 경영 관리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은 과거 M&A에서부터 나왔다"며 "외환은행 통합 과정도 역시 미흡한 PMI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PMI는 결국 실적으로 평가 받을 수밖에 없는데 하나금융의 경우 시너지가 눈에 띄게 나는 경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외환은행 통합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M&A의 주축이었던 김병호 행장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대의 경우 하나-외환은행 통합 행장은 물론 향후 회장직을 기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