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인수 주체, 금호터미널·사주조합만 나설듯
입력 2015.03.24 07:00|수정 2015.07.22 13:47
    채권단, 금호산업 참여에 강력 반발 "사전 협의 없었다"
    금호터미널 위주로 인수 구조 다시짜야
    금호, "2호 펀드 만들자" 제의…IBK펀드 '거절'
    • [03월19일 16:4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고속 인수 주체로 금호터미널과 우리사주조합만 나서게 될 전망이다. 금호산업 채권은행협의회(채권단)에서 금호그룹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 주체로 내세운 데 대해 반발한 까닭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 18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인수 참여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채권은행들은 대부분 금호그룹이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데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금호산업에서 현금이 빠져나가는 게 좋아 보일 순 없지 않느냐"며 "최대주주인 채권단과의 상의 없이 인수 주체로 내세운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금호그룹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며 내세운 금호고속 인수 주체는 금호고속 우리사주조합 30%, 금호터미널 25%, 아시아나항공 25%, 금호산업 20%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최소 2000억원 이상의 자금 부담을 져야 한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이 사전 협의 절차를 무시한 데 대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법적으로 금호산업이 인수 주체로 참여하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채권은행들의 반발이 커진 상황에서 추후에도 동의를 구하기는 어려울 거란 평가다.

      결국 금호고속 인수는 우선매수권 행사 주체인 금호터미널과 우리사주조합이 나누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금호고속 매각자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케이스톤 PEF) 역시 금호터미널이 지분을 받아가고, 우리사주조합이 일부 힘을 보태는 방향으로 거래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 인수 부담을 줄이기 위해 IBK-케이스톤 PEF측에 계속해서 협상을 제안하고 있다.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며 제시한 '실사 후 가격조정' 조건은 IBK-케이스톤 PEF에서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론냈다.

      최근엔 케이스톤파트너스에 2호 펀드를 설립해 금호고속·금호리조트·대우건설 지분을 담자는 제안도 내놨다. 이 펀드에 금호그룹이 절반 가량인 30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는 투자자(LP)를 모집하자는 것이다. IBK투자증권의 반발로 이 제안도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IBK-케이스톤 PEF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선택지는 우리가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일지 말지 둘 중 하나"라며 "인수 주체와 관련해서는 금호터미널이 주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채권단에서 정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 관계자는 "코멘트 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