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매각, 교원ㆍ군인공제회ㆍ이민주 회장 투자금 회수될까
입력 2015.03.27 07:00|수정 2015.03.27 07:00
    [Invest Chosun]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 다수 참여
    중ㆍ후순위로 투자ㆍ손실확대 우려
    미래에셋생명ㆍ대한전선도 당사자
    • [03월24일 11:3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씨앤앰(C&M)매각이 본격화 됐다. 인수후보 리스트는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합산규제 법안 국회 통과 등, 유료방송업계 환경변화가 발빠르게 진행되는 점이 변수다.

      그럼에도 불구, 매각과정에서 큰 결정들이 소리 소문없이 이뤄질 가능성도 언급된다. 지난 수년간 물밑에서 기업공개(IPO), 지분교환 또는 합병, 일부 지역 매각 등 가능한 방안 대부분이 시뮬레이션 되었기 때문.

      관건은 매각가격인데 이에 따라 웃거나 울어야 할 기관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간은 MBK파트너스와 이에 돈을 빌려준 시중은행의 리스크만 주목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씨앤앰 매각으로 돈을 벌지, 아니면 투자원금을 날릴지 걱정해야 할 이들은 따로 있다. 이민주 회장, 군인공제회 및 교원공제회, 대한전선, 미래에셋생명, 농협 등과 같이 직간접적으로 씨앤앰 인수에 지분(Equity)을 투자한 이들이다. 지분투자는 은행 대출보다 후순위라서 씨앤앰 매각가격이 낮으면 직격탄을 맞고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 2008년초 씨앤앰이 인수된 구조는 간단했다. MBK파트너스를 중심으로 한 5곳의 사모펀드(PEF)가 모여 명목상 씨앤앰의 인수주체인 특수목적회사(SPCㆍ국민유선방송투자)를 세웠다. 이때 펀드들이 총 9000억원 가량을 보통주ㆍ우선주로 투자했다. 그리고 이 SPC는 자사 명의로 신한은행 등에서 1조5660억원의 신디론을 5년 만기로 빌렸다.

      이왕 빌리는 김에 SPC 이외에 씨앤앰 스스로도 은행들로부터 5500억원을 빌렸다. 이 돈은 그간 쌓였던 4000억원 가량의 외화사채를 갚는데 쓰였다.

      이 두 개의 차입이 소위 시장에서 말하는 '2조원대 씨앤앰 인수금융'이다. 2012년6월에 리파이낸싱을 단행, 차입금 만기를 2016년7월30일로 연장시켰다. 한마디로 지금부터 1년4개월내에 씨앤앰 투자자들은 1조5000억원을, 씨앤앰은 별도로 5800억원의 은행빚을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빚을 갚으려면 차입금보다 높은 가격에 씨앤앰 경영권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은행빚을 갚는다고 해도 국민유선방송투자에 지분을 투자한 이들의 원금 회수는 별개다.

      당시 씨앤앰에 투자한 사모펀드는 ▲국민유선방송 1호 ▲국민유선방송2호 두 개의 프로젝트성 PEF, 그리고 기존에 설립됐던 ▲MBK파트너스1호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MKOF)1호 ▲미래에셋파트너스4호 세 개의 블라인드 PEF였다. 이 가운데 투자액이 가장 많은 펀드는 국민유선방송 1호로, 총 23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 자금을 댄 이는 바로 이민주 회장. 본인 지분을 팔면서 받은 현금을 다시 재투자한 방식이다.

    • 국민유선방송2호는 1000억원 규모로, 지금은 채권단 산하에 있는 대한전선이 전액 투자했다. 투자액 모두 씨앤앰 인수에 쓰였다. 한창 대한전선이 전선업 이외의 투자에 앞장설 때 '화끈하게 질렀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두 펀드의 운용사는 모두 MBK파트너스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다수 참여한 MBK파트너스1호 , 그리고 국내 기관들이 다수 참여한 맥쿼리1호도 각갹 2300억원 가량을 씨앤앰 인수에 댔다.

      따져보면 MBK파트너스 만큼이나 이번 씨앤앰 매각에 목숨을 걸어야 할 곳은 맥쿼리 1호 펀드다. 펀드 만기가 도래했으나 2년간 연장에 합의, 2015년12월까지 펀드 기한을 늘렸다. 이에 돈을 댄 이들이 군인공제회, 신한은행 등 내로라 할 국내 기관투자가들이다. 게다가 이 펀드 역시 전체 펀드 약정액의 20%에 달하는 금액을 씨앤앰에 투자한터라 씨앤앰 매각결과가 펀드 성적과 직결된다. 맥쿼리펀드의 한국내 영향력과 평판 리스크가 씨앤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PEF로 금호그룹과 함께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대우건설 풋백옵션 사태로 곤욕을 치렀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씨앤앰에 투자했다. 2007년4월에 감독원에 등록했떤 총 368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파트너스4호'가 주인공. 여기에는 교원공제회와 현재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미래에셋생명, 또 다른 미래에셋 계열사와 농협 등이 자금을 댔다.

      이 펀드는 지난 2014년 3월에 이미 감독원에 펀드해산을 신청했으나 아직 청산 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1000억원 가량을 씨앤앰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로서는 씨앤앰 경영권 매각가격이 2조원(씨앤앰 자체 차입을 포함시킬 경우 3조원)을 넘겨야 간신히 투자원금을 회복한다. 지난 8년 간의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실을 본 셈이다. 그 이하로 떨어지면 곧바로 투자손실이 확정된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있어서는 PEF투자가 '하이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투자임을 절감하게 해주는 또 다른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