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PAG, 완구제조업체 영실업 인수한다
입력 2015.03.27 08:55|수정 2015.03.27 08:55
    [Invest Chosun]
    25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매각 규모 약 2500억원
    변신자동차 장난감 '또봇' 中 시장 진출 주목…매출 성장세도 매력
    • [03월26일 18:3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중국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이 완구제조업체 영실업을 인수한다. PAG는 영실업의 중국 시장 확대와 매출 성장성에 매력을 느끼고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PAG는 영실업 인수 금액으로 약 2500억원을 제시해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 PAG는 인수자금 중 1200억원을 금융권에서 차입한다. 인수금융 주선은 산업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이 맡았고 각 600억원씩 자금 모집을 진행한다.

      PAG는 아시아 지역에 특화된 투자운용사로 2002년에 설립됐다. 운용자산은 12조원에 달하며 작년 6월 국내에 사무소를 열었다.

    • PAG는 중국 시장에서 영실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영실업은 기아자동차를 모델로 한 변신자동차 장난감 '또봇'을 필두로 중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최근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 업무협약을 맺고 오는 5월부터 중국 어린이TV 채널을 통해 또봇 애니메이션을 방영하기로 했다. 중국 2위 유통업체인 칼리토와 완구 유통 업무협약도 체결했으며 대만과 싱가폴, 필리핀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상태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영실업의 추가 성장은 중국 시장에 달려 있다"면서 "인수 후보들이 중국계 투자자로 구성된 이유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회사의 실적 상승세 역시 투자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영실업은 2009년 또봇 출시 이후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매출액은 104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13억원이다. 경영권 매각 시점인 2012년에 비해 전부 두 배가량 증가했다. 매각 직전인 2011년에 비해 세 배 이상 뛴 금액이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역시 꾸준히 오름세다.

      2009년 선보인 장난감인 또봇이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실제 회사 영업 이익의 65%가량은 또봇에서 나온다. 출시 후 TV 애니메이션까지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 국내 누적 판매량 700만대를 돌파하며 성장세는 가파르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헤드랜드로 매각할 때 회사가 제시했던 미래 실적 흐름이 실제 매출 성장과 유사하다"면서 "또봇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며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며 호실적을 냈다"고 평가했다.

      영실업 매각은 경영권 지분 96.5%를 들고 있는 헤드랜드 캐피탈(Headland Capital Partners)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시작됐다. 헤드랜드캐피탈은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2012년 600억원가량을 들여 영실업을 인수했다. 헤드랜드는 HSBC에서 독립해 국내에서 SK해운과 LG실트론 등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