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 나선 호텔신라…수익성 확보가 관건
입력 2015.03.31 07:00|수정 2015.03.31 07:00
    [Invest Chosun]
    [불 붙은 면세점 전쟁 ④]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오픈
    서울 호텔 리뉴얼·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론칭
    창이공항·서울 호텔 적자…최근 5년 사이 차입금 2배 증가
    • [03월10일 15: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호텔신라가 사업다각화에 한창이다. 주력사업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다. 면세점은 해외로, 호텔업은 신규 사업에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도 같이 늘고 있다. 반면 수익성은 제자리다. 이에 과실(果實)을 보여 달라는 투자자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호텔신라는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에서 해외진출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의 화장품·향수 부문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보였다. 현재는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내 면세점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기내면세점 사업 진출도 추진한다. 호텔신라는 미국 기내면세점 업체인 '디패스(DFASS)' 를 인수했다. 디패스는 연매출 5000억원 규모의 미국 1위 기내면세점 회사다. 기내 면세점 사업은 공항 면세점과 달리 임차료를 내지 않아 알짜사업이란 평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내면세점은 임차료가 없어, 공항면세점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낫다"며 "디패스가 매물로 나온 것이 의아할 정도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호텔신라는 서울 호텔 리뉴얼을 마쳤다. 지난해에는'신라스테이'란 브랜드를 통해 비즈니스호텔 사업에 나섰다. 동탄 1호점을 시작으로, 서울과 제주 등에 오픈했다.

      이런 일련의 사업다각화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취임 후 가속화했다. 해외 면세점 사업 및 비즈니스 호텔사업 진출 모두 이 사장이 취임한 이후 이뤄진 일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아무래도 오너 일가가 경영하는 회사다 보니, 삼성 그룹 내 타 계열사보다는 사업추진에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단 업계 평가는 나쁘지 않다. 롯데그룹이 사실상 독점해온 면세점 사업에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 점을 높게 평가 받았다. 더불어 해외 면세점 사업 진출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선 필수적이란 평가다.

    • 다만 아직 이렇다 할 수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과제다.

      서울 호텔은 리뉴얼을 끝냈지만, 아직 기대한 수준의 이익을 못 내고 있다. 서울 호텔리뉴얼 당시 객실영업을 중단했다. 이 기간에 호텔사업은 약 1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호텔사업은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창이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4분기 340억원 적자를 냈다. 개장 초기라 당장 수익성을 논하기엔 이르지만, 앞으로도 수익성 확보가 여의치 않단 분석이다. 공항 면세점의 특성상 임차료가 높다 보니, 브랜드 이미지 제고 외에 실질적인 이익을 거두기는 쉽지 않아서다.

      해외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시내 면세점으로 진출해야 한다. 호텔신라도 해외 시내 면세점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면세점 이용객이 많은 동남아 시장이 타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이 대부분 국가에서 정부의 규제 산업이다 보니 이를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동남아 국가에는 독과점 규제마저 없어서 해외업체가 들어가기가 더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가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외부 차입도 늘고 있다. 2010년 말 기준 3000억원 규모였던 차입금은 지난해 두 배로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보증금 납입을 위해 3500억원의 단기차입증가를 결정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0억원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호텔신라의 수익성과 차입금 추이를 모니터링 한다는 계획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차입금 증가에 비해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아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 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수익성 개선에는 문제가 없단 입장이다. 창이공항 면세점이나 신라스테이 등의 사업이 초기 단계라 들어간 비용 대비 수익성이 저조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될 것이란 설명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최근 외부 차입 비용이 낮아 이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다 보니 차입금이 증가했다"라며 "영업이익률이 5%에 이르는 등 수익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