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사업 없고 자금 달리고…사라진 LG전자 'M&A'
입력 2015.04.03 07:00|수정 2015.04.03 07:00
    [Invest Chosun]
    M&A 활발히 하는 삼성과 달리
    신성장동력 내세우는 사업 미비
    현금성자산도 1조원뿐 '부담'
    • [03월24일 11:1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요즘 M&A 시장에서 삼성전자만큼 주목받는 회사가 LG전자다. 삼성전자가 잇따라 해외 스타트업(Start-up) 기업 인수 발표를 하고 있지만 LG전자는 전혀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방향과 전략이 다르다고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방향과 전략이 부재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굳어진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모바일·사물인터넷(IoT) 관련 스타트업 기업 쇼핑에 나섰다. 미국 내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와 삼성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 기업 발굴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각 사업부도 M&A 기회를 엿보고 있다.

      글로벌 IT 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삼성전자도 M&A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시장 점유율 유지와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M&A를 하지 않고서는 성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M&A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 LG전자는 정중동(靜中動)이다. 한 때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M&A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08년 GE 가전사업부 인수에 뛰어들었고 2011년과 2013년에는 LS엠트론 공조사업부와 자동차 컨설팅업체 V-ENS를 사들였다.

      LG전자가 삼성전자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데는 주력사업과 전략이 삼성전자와 다르기 때문이란 시각이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보다는 TV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삼성전자처럼 IT 업계를 선도하기 위한 차원의 M&A에는 소극적이란 것이다.

      그러나 미래 전략 부재에 따른 새로운 사업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더 크다.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사업은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아직 사업포트폴리오가 안착하지 못했다. 작년 말 자동차 사업부(VC)를 포함한 기타사업부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는 각 3조5000억원, 982억원었다. 미래를 책임질 만한 메인 사업부로 거듭나기엔 역부족이다.

      LG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를 알아보고 있지만 큰 규모의 딜을 원치 않는 눈치"라며 "새로운 기술력을 확보하려면 R&D와 M&A를 투 트랙으로 가져가는 것이 이상적인데 밸런스를 못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M&A를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실탄이 많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지난해 말 LG전자(개별기준)의 현금성자산은 1조원 정도였다. 삼성전자의 30분의 1 수준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LG전자는 겨우 이익을 내고 있는 수준으로 차입금 부담도 있어 M&A를 비롯한 투자에 실패할 경우 LG전자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LG전자가 신사업과 비전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