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투자' 가라앉고 "항공기 투자" 이륙한다
입력 2015.04.03 07:00|수정 2015.04.03 07:00
    [Invest Chosun]
    항공기 투자, 여객 수요 성장·공급자 과점 등 장점…선박투자와 대조적
    "예전보다 항공기 투자 기회 증가…투자 관심도 높다"
    • [03월22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보험사·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이 항공기 대체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간 비중이 작았던 대체투자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움직임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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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미레이트항공이 운항 중인 보잉사 여객기 B777-300ER(출처=에미레이트항공)

      지난 10일 KDB대우증권은 두바이 국영항공그룹 에미레이트(Emirates) 항공사가 사용 중인 B777-300ER의 매각 후 임대(Sale&Lease Back)건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7200만달러(한화 800억원여). KDB대우증권은 직접 투자는 물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주선도 함께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KDD대우증권 관계자는 "항공기를 비롯한 대체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투자한 사례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항공기 투자에 대한 관심은 2~3년 전부터 시작됐다. 투자자들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 항공기 투자를 검토하기 시작하면서다. 한화생명은 2013년 대한항공 항공기를 매입해 리스료를 지급받는 방식의 700억원 거래에 대출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항공기 투자 기회가 흔치 않았다.

      기관투자자가 항공기에 관심갖기 이전엔 선박 투자가 각광받던 시절이 있었다. 조선업과 운송업이 호황이던 2009년을 전후로 기관투자자는 선박펀드에 활발히 투자했다. 선박 자산의 담보대출비율(LTV) 80~90%를 잡더라도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예상해 투자했다. 산업 자체가 불황을 겪으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선박 투자 사례 중엔 현재 선박 자산가치를 평가하면 투자금액의 반토막이라 투자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한 펀드들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선박 투자에 데인 경험이 있지만, 같은 운송산업으로 분류되는 항공기 투자엔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다. 수요와 공급 면에서 선박과 특성이 다르다. 항공기 산업은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어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항공산업은 화물보다는 여객 운송에 강점이 있고, 여객 수요가 성장하는 상황이다. 운임이 떨어져도 일정 수준에서 그치는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공급자가 다수인 선박과 달리 공급자가 전세계적으로 보잉, 에어버스 등 두 곳뿐이다. 수요가 증가해 주문 생산하더라도 제작에 2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호황일 때 공급이 급증하는 등 선박처럼 수급불균형에 대한 위험이 적다. 6년 운행 후 전체 정비를 마치면 감가상각된 자산가치가 상당 부분 회복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저가항공사 등장으로 중고 수요도 풍부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투자에 대한 관심은 2013년도부터 시작됐는데 보수적이던 기관투자자의 인식이 매년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며 "과거보다 항공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졌지만, 항공기 투자 매력이 알려지면서 경쟁도 심화해 지난해 대비 기대수익률이 1% 떨어졌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