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울고 웃는 국내 타이어 업계
입력 2015.04.06 07:00|수정 2015.04.06 07:00
    [Invest Chosun]
    중국산 타이어, 미국서 추가 관세…국내3사 실적개선 기대감 커져
    중국국영화학, 이태리 ‘피렐리’ 인수…유럽·중국시장 경쟁 과열예고
    • [04월02일 09: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타이어 업계가 중국산(産) 타이어 관련이슈에 울고 웃기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중국산 타이어에 추가관세가 부과될 것이 예고되자 국내 업체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졌다. 반면 중국 업체가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 지분를 인수하면서 중국과 유럽시장에선 경쟁이 심해질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중국산 타이어를 상계·반덤핑 관세 예비판정 대상으로 판결했다. 최종판정은 각각 오는 4월·6월로 예정돼있다. 이르면 올 상반기말부터 중국 로컬업체들은 대형사의 경우 평균적으로 약 64%, 중소형사는 108%에 이르는 고(高) 관세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3사(社)의 대미(對美) 수출확대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3사는 지난 2009년 미국이 중국 업체에 대해 세이프가드(Safeguard) 조치를 내렸을 때 반사이익을 누린 바 있다. 2009년까지 8~9%대에 머물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2년 12%까지 확대됐다.

    • 국내 3사는 중국산 저가 타이어를 대체 할 브랜드로서 타국가 브랜드 대비 가격·품질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엔저에 힘입어 일본산 타이어가 가격경쟁력이 제고됐지만 향후 미국 내 경쟁환경 개선을 고려할 경우 국내3사 실적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넥센타이어는 북미지역 매출비중(26~27%)이 국내 타 업체(21~22%)에 비해 크고 중국법인의 미국 수출비중이 수량기준 10% 이하이기 때문에 국내3사 중 수혜 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

      다만 관세부과 시행을 앞두고 미국 타이어 딜러들의 중국산 타이어 재고 선(先) 확보 경쟁이 이어질 경우 국내 3사의 실적제고는 지연될 수 있다.

      악재도 있다. 최근 중국 국영 화학업체 켐차이나(CNCC)는 피렐리 지분 26.2%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켐차이나는 중국 내 3위 수준의 타이어업체 에어로스(Aeolus)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인수 소식이 보도된 이후 국내3사 주가도 일제히 하향세를 보였다.

      피렐리는 이탈리아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매출기준 세계 5위 규모의 타이어 업체다.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에 제품을 공급하며, 고급 타이어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한다. 향후 피렐리는 고급 타이어 시장에 집중하고, 피렐리가 생산하던 상용차 타이어 부문은 에어로스로 이전될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피렐리 인수를 통해 에어로스의 유럽시장 진출이 용이해지고 기술 이전을 통해 에어로스의 중국시장 내 경쟁력도 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유럽에서의 경쟁도는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2009년 중국업체들은 미국의 세이프가드 규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럽시장 수출 비중을 늘린 바 있다. 현재 유럽 타이어시장은 2011년 그리스 발(發) 유로존 경제위기 이후 구조적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업체들의 미국수출 물량이 자국, 유럽시장으로 전이될 경우 해당 시장에서 수급상황 악화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증권사 타이어 담당 연구원은 "중국 업체가 피렐리 등 유럽 현지업체 인수를 통해 물량을 공급하고 제품 경쟁력도 확보한다면 유럽시장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