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자금조달 시동…시장 평가는?
입력 2015.04.16 07:00|수정 2015.07.22 09:41
    [Invest Chosun]
    롯데 '클라우드'·수입맥주 열풍에 맥주시장서 주춤
    배당금 지급, 자사주 취득 등 재무부담 상존
    "등급 강등에도 A급 회사채 인기 상승 덕 볼 것"
    • [04월14일 18:0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맥주 시장의 판도 변화로 고전 중인 하이트진로가 올해 첫 자금조달에 나선다. 맥주 사업 영업손실로 채권발행 직전에 신용등급이 하락한 상태지만 A급 회사채의 투자 매력도 증가로 자금조달에는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3일을 목표로 3년 만기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조달자금 목적은 운영 및 만기도래 회사채 차환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16일 실시된다.

      최근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한단계 하향조정됐다. 발행 추진 과정에서 등급이 떨어진만큼 하이트진로의 채권 발행이 순탄할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신용등급 하향 배경은 맥주시장에서의 부진 때문이다.

      국내 맥주 시장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조원 시대를 열였다. 후발주자인 롯데주류가 그룹 유통망으로 '클라우드'를 시장에 안착시키고 수입 맥주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시장의 파이가 급격히 커졌다.

    • 반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사업부문에서만 22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 전체 영업이익은 2013년 대비 41.8% 감소한 1611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신용등급이 A+에서 A0로 하향조정됐다.

      올해 맥주 시장 경쟁도 롯데칠성음료의 확장정책, 오비맥주의 1위 등으로 치열할 전망이다. 수입 맥주의 추격도 거세다. 대형 유통점에서 판매하는 수입 맥주 비율은 과거 국산 맥주의 10분의 1에서 3분의 1수준까지 상승했다.

      또한, 모회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A-)가 차입금 상환 재원을 계열사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배당금 지급과 자사주 취득, 지주사 자산 매입 등의 재무적 부담이 있다.

      이경록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경쟁 심화에 따른 현금흐름 제약과 90%에 육박하는 배당성향 등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환경에도 하이트진로의 회사채 수요예측 성적은 준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용등급 A급 회사채의 금리 메리트가 주목받고 있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달 현대오일뱅크(AA-)가 사상 첫 1%대의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우량채의 금리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만기가 3년으로 짧고 발행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수요예측 흥행을 예상하듯 하이트진로는 채권발행 예정액인 1200억원에다 800억원을 추가로 발행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절대금리 하락으로 기관투자가들이 금리가 다소 높은 A급 또는 장기물 회사채를 찾고 있다"라며 "장기물은 만기보유 부담이 있어 A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최근 리뉴얼한 뉴하이트의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는 등 바닥을 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맥주사업이 더 이상 나빠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