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국내 최고신용등급 'AAA' 지위 상실
입력 2015.04.16 17:00|수정 2015.04.16 17:00
    [Invest Chosun]
    한기평 이어 NICE도 AA+로 강등…유효등급 AAA 박탈
    그룹 전반적 신용도 저하…향후 신용평가 시장 파장 촉각
    • [04월16일 16:5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포스코가 결국 국내 최고 신용등급 AAA의 지위를 상실했다. 지난해 6월 한국기업평가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10개월 만에 NICE신용평가도 등급을 떨어뜨리면서 유효등급은 AA+가 됐다. 그룹의 전반적인 신용도가 떨어진 가운데, 포스코 등급 강등 여파가 신용평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6월11일 한기평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했다. 한기평은 철강시황 둔화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저하 지속을 강등 배경으로 꼽았다. 업황 불황이 지속되고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은 더뎠다. 하지만 국내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당시 금융업계는 한기평의 조치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철강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재점검을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포스코에 대해선 AAA등급을 유지하고 '부정적' 등급전망만 부여했다. 2곳 이상의 신평사가 AAA등급을 유지한 만큼 포스코의 유효등급도 AAA를 유지했다.

      그런데 한기평의 등급 강등 10개월 만에 NICE신용평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하면서 포스코의 유효등급도 AA+가 됐다. 포스코는 신용평가를 받은 이래 유지해 온 국내 최고등급 AAA를 반납하게 된 것이다. 경쟁사인 현대제철(AA)과의 등급 격차도 한 단계로 좁혀졌다.

      NICE신용평가의 등급 강등 배경은 ▲현대제철 시장 진입에 따른 독점적 경쟁지위 약화 ▲수급여건 저하 ▲구조적 영업수익성 저하 ▲계열 확대 등에 따른 그룹 재무안정성 저하 ▲그룹 재무구조 개선 지연 등을 꼽았다. NICE신용평가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의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시장의 관심은 포스코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지에 쏠리고 있다.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증권사 크레디트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한기평에서 등급을 강등 한 이후 회사채 금리에 다 반영이 되는 등 학습 효과가 있었기에 혼란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사 회사채 투자자도 "등급 하향 가능성 열려있어서 많이 놀랍지는 않다"며 "단기간 내 등급 회복은 어렵지만 포스코 정도의 회사는 또 찾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 투자자들이 포스코 투자 비중을 줄이진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제 신용등급에도 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 크리스 박 무디스 수석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년 간 무디스는 포스코의 약화된 신용도를 선제적으로 반영해서 이미 등급을 4단계나(A1→Baa2로) 하향했다"며 "국내 신평사들의 최근 등급 하향이 포스코의 국제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가 (현재의 어려운 철강시황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익 성장을 예정된 대로 이뤄낼 수 있는지, 그리고 예정된 차입금 감축 조치들을 잘 이행할 것인지를 주요하게 지켜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발(發) 등급 강등 기조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신평사들의 기조가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불황 업종뿐만 아니라 내수 관련 음식업종에 대한 신용도 하향 압박도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업종, 다른 우량기업에 미칠 여파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포스코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제 AAA 등급을 보유한 기업은 SK텔레콤, 현대자동차, KT 세 곳으로 줄었다. 그중에서 KT는 등급전망이 '부정적'이다. 한편 포스코는 이번 등급 강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