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자본확충, 농협중앙회만 믿고 있기엔…
입력 2015.04.23 07:17|수정 2015.04.23 07:17
    [Invest Chosun]
    농협중앙회 수익성 감소로 지원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
    코코본드, 발행비용 부담 커
    • [04월15일 14: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농협금융지주가 자본확충 문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바젤III 규제 추가 도입으로 은행·지주 모두 자본적정성을 높여야 해 부담은 예전보다 커졌지만, 마땅한 자본확충 방안이 없다. 믿을 건 농협중앙회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 농협금융지주의 연결총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은 감소세다. 2013년말 14.29%였던 연결총자본비율은 지난해 14.15%로, 보통주자본비율은 10.92%에서 9.96%로 떨어졌다. 계열 보험사와 증권사에 출자를 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계열사 지원은 올해에도 계속된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농협은행에 400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수익성은 지난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론 하향세다. 은행으로부터 배당수익 감소가 주원인이다. 농협은행은 2012년엔 농협금융지주에 3000억원가량을 배당했지만, 2013년엔 실적부진을 이유로 배당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배당금은 2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금융업계에선 농협금융지주의 자본확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타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금융지주는 상장사가 아니여서 자본 확충이 쉽지 않다"며 "그렇다고 농협중앙회만 바라볼 수 없어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의 자본확충 방안으론 유상증자 또는 일명 '코코본드'라고 불리는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이 거론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상증자다. 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가진 농협중앙회가 직접 나서는 방안이다.

    • 농협중앙회의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게 문제다. 농협중앙회의 순이익은 2012년을 기점으로 크게 감소했다. 2010년과 2011년 7000억원에 이르던 순이익은 2012년엔 2500억원, 2013년과 지난해엔 4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합원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한 농협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증자를 하기 위해선 조합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현재 농협중앙회의 여건상 조합원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코코본드 발행이다. 지난해 JB금융지주가 금융지주로선 처음으로 2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다만 발행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농협금융지주가 코코본드 발행에 나설 경우 금리가 4~5% 수준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연간 발행비용만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이 든다. 지난해 개별기준 농협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477억원이었다. 벌어들인 돈의 상당부분을 이자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시장의 우려에 대해 농협금융지주는 아직까진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자본적정성이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낮지 않다는 점이 그 이유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연결자본비율이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보다 높다"며 "타 금융지주보다 자본적정성 비율이 낮지 않아 심각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자본적정성 및 유동성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만큼 농협금융지주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당장 자본적정성에 문제가 없더라도, 앞으로가 문제"라며 "농협중앙회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하면 자본확충 방안에 대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