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 유찰 가능성 대두…'더 받을 수 있을까?'
입력 2015.04.28 17:00|수정 2015.07.22 13:40
    [Invest Chosun]
    호반건설, 6000억원 가격 제시…유찰 가능성 부각
    재입찰 해도 이 이상 가격 나올지 의문
    채권단, 매각 속행 여부 조만간 결정
    • [04월28일 16:5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금호산업 매각이 유찰될 가능성이 대두했다. 유일한 본입찰 참여자인 호반건설이 채권단의 기대보다 크게 낮은 입찰가격을 내놓으면서다.

      흥행 수위가 예상보다 낮음에 따라 예견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만약 채권단이 유찰을 선언하고 재매각에 나선다 해도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0억원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에도 물음표가 찍힌다.

      ◇ 1조원 언급하던 채권단, 내부 진통 예상

      채권단은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을 지부터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 진행된 운영위원회 회의의 결론 역시 "가격 보고 결정하자"였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금호산업 매각 가격이 1조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간 쌓인 손실을 만회하려면 이 정도가 마지노선이라는 논리였다.

      호반건설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6000억원을 제시했다. 28일 종가 기준 금호산업 지분 57.48%의 가치가 4540억원임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30%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인베스트조선은 앞서 매각 대상 지분의 가치를 5400억원에서 6600억원으로 분석한 바 있다.

      매각 속행 여부를 두고 채권단 내부의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산업은행을 주축으로한 채권단 운영위원회가 매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 운영위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유찰된다. 운영위원회만으로는 결정이 어려울 경우 채권단 전체 합의 과정을 밟을 수도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대한 유찰 없이 매각을 이번에 끝낸다는 방침이지만, 채권은행별 입장이 달라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를 뽑지 않기로 하면 이번 입찰은 자연스레 무효가 된다.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서 원매자가 거의 없음을 확인한 이상 재매각은 꺼내기 어려운 카드일 수 밖에 없다.

      수의계약으로 매각 방식을 변경할 수도 있다. 채권단에서 공정가격평가(밸류에이션)을 진행한 후 이 가격을 박 회장에게 제시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이 경우 가격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6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 흥행 수위 미달…재입찰 해도 가격 더 받기 어려울 듯

      흥행 수위가 채권단의 기대에 미달하며 예견된 결과라는 평가다. 이번 입찰은 강력한 전략적 투자자(SI)로 채권단이 초청에 공을 들였던 신세계가 발을 빼면서 김이 빠졌다. 사모펀드(PEF) 들은 간을 보다 결국 차례대로 손을 들었다. 본입찰에 참여한 건 유일한 SI인 호반건설뿐이었다.

      국내에 두 곳뿐인 국적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보유한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지만, 국내 대기업들의 반응은 저조했다. '재벌들의 암묵적인 규칙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을 보유하고 있어 통상의 M&A보다 더 까다로운 심사가 예상되고, 재계 영향력이 강한 박삼구 회장과의 갈등도 부담스러웠던 터라 PEF의 불참도 예고됐다는 평가다.

      채권단이 금호산업 유찰을 선언하고 추후 재매각에 나선다 해도 이 같은 내외부 요소들은 크게 변하는 게 없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실적이 1~2년 안에 드라마틱하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다.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아낼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산업은행 및 채권단은 가급적 이른 시간 내에 유찰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확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