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중공업, 차입구조 개선으로 손실 만회 나섰다
입력 2015.04.29 07:00|수정 2015.04.29 07:00
    [Invest Chosun]
    올해 현대중공업·삼호중공업 공모채 발행에 이어
    현대미포조선도 채권발행 준비중
    장기자금 비중 확대해 손실 상쇄 시도
    • [04월26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발생한 '어닝쇼크'를 만회하기 위해 차입금 구조를 바꾸는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집중적으로 조달한 단기자금을 회사채로 갚아나가며 장기자금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14년 만에 채권발행 준비에 돌입했다. 회사 측은 현재 공·사모채 여부, 발행규모, 발행시기 등을 조율 중이다.

    • 현대중공업에 이어 이달에는 현대삼호중공업이 13년 만에 공모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장기자금을 조달하지 않던 현대미포조선까지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차입구조 안정화를 통해 지난해 손실을 상쇄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그룹 또한 각 계열사가 안정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룹 측은 "현대미포조선의 경우 만기도래 기업어음(CP)을 상환하기 위함"이라며 "단순히 앞서 조선계열사들이 공모채권을 발행했기 때문에 10여 년 만에 채권발행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어닝쇼크' 이후 장기자금 조달이 힘겨워졌다. CP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세 계열사는 작년 10월 한달 동안에만 총 9000억원어치의 CP를 발행했다.

      CP 발행잔량 급증은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4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대응했다. 발행규모가 작년 영업손실 규모(약 3조원)의 14%에 불과해 자본확충 효과는 미미했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며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을 예고했다.

      올해는 금리가 떨어진 호기를 활용해 차입금 구조를 개선하며 손실 만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국고채 금리가 CP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현상'으로 국고채 금리의 영향을 받는 회사채 금리가 하락하며 발행여건이 우호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3~4월에 만기도래한 중국 은행들에서 빌린 1년 만기의 차입금을 3년·5년·7년 회사채로 상환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7월 만기도래 예정인 CP 상환을 위해 회사채를 선제적으로 발행했다.

      세 계열사의 CP 발행잔액은 23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1조500억원)·현대삼호중공업(1조2300억원)·현대미포조선(2000억원) 등 총 2조4800억원에 이르고 있다. 회사는 불필요한 사업진행을 자제하고 추가손실 방지에 집중하며 차입금을 상환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미포조선이 공모채권을 발행한다면 현대삼호중공업과 유사한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의 신용등급이 현대삼호중공업(AA-)과 같게 부여된다면 역시나 고금리 전략으로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