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인수기업 실적 '순항'…첫 투자회수도 성공적
입력 2015.04.30 07:00|수정 2015.04.30 07:00
    [Invest Chosun][PEF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②]
    코웰이홀딩스 홍콩 상장…750억원 첫 투자 회수
    웅진식품·엔서치마케팅 턴어라운드 성공
    대한·한남시멘트 EBITDA 2년만에 150억원→400억원
    • [04월20일 17:0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자본시장에 사모펀드(PEF)가 도입된 지 11년이 지났다. 그간 국내 PEF 운용사들은 꾸준히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가치를 높이는 바이아웃(Buy-out) 투자를 진행해왔다. 바이아웃 투자는 운용사의 경영 노하우와 투자 역량이 기업의 실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운용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진검승부의 장인 셈이다. 인베스트조선은 국내 주요 PEF 운용사들이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들의 2014년 실적을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투자한 기업들의 실적이 순항하고 있다. 코웰이홀딩스는 홍콩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앤컴퍼니의 첫 투자회수(exit) 사례가 됐다. 웅진식품과 대한시멘트·한남시멘트 등 다른 투자 기업들의 실적도 성장세다.

      ◇ '기업가치 7배' 코웰이홀딩스, PEF 공동경영 모범 사례

      지난달 한상(韓商)기업 최초로 홍콩증시에 상장한 코웰이홀딩스는 경영자와 PEF가 합심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곽정환 코웰이홀딩스 회장의 결단력과 추진력, 한앤컴퍼니의 자금력과 전문성이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 코웰이홀딩스 2011년까지만 해도 애플의 아이폰·아이팟터치 기종에 일부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 협력사(벤더) 중 하나였다. 곽 회장은 카메라 모듈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 상장폐지 후 큰 시장에서 승부를 보자는 전략을 세웠다. 이 전략의 파트너가 한앤컴퍼니였다.

      한앤컴퍼니는 1000억원을 들여 코웰이홀딩스 지분 50%를 확보하고 곽 회장과 공동경영에 나섰다. 코웰이홀딩스의 자신감 뒤엔 삼성테크윈과 LG이노텍으로부터 영입한 10여명의 핵심 기술진이 있었다. 소니코리아 대표를 지내 IT기기·부품 분야에 높은 식견을 가진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이 이들의 영입에 공헌했다는 후문이다.

      코웰이홀딩스는 기술력으로 애플에게 인정받았다. 애플이 제시한 카메라모듈 구조를 개량해 역제안할 정도였다. 신뢰가 쌓이며 2012년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중국 후난공장 투자에 애플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2011년 코웰이홀딩스의 매출액은 3233억원, 영업이익은 248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9805억원, 영업이익은 781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코스닥 자진 상장폐지 당시 900억원 안팎이던 시가총액은 현재 홍콩증시에서 6500억원 수준에 도달했다.

      상장 과정에서 한앤컴퍼니는 지분 일부를 처분해 750억여원을 현금화했다. 잔여 지분 25%는 올해 12월까지인 보호예수가 종료한 이후 매각할 예정이다. 잔여지분 가치는 현재 주가 기준 1600억여원에 달한다.

      ◇ 웅진식품, 과채주스 시장 점유율 50% 확보…제품군도 다양해져

      한앤컴퍼니가 지난 2013년 인수한 웅진식품도 순조롭게 성장하고 있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8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웅진식품은 웅진그룹 해체 과정에서 영업력이 약화하고 계열사 대여금을 대손처리하며 2012~2013년 2년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  계열 위험에서 벗어나고 영업력이 회복하며 실적이 정상화됐다는 평가다. 웅진식품은 웅진그룹 위기가 현실화하기 전인 2011년 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웅진식품 인수 이후 두 차례에 걸쳐 500억원의 증자를 단행했고, 이 자금을 기반으로 지난해 적극적인 추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영업 기반을 넓힌 까닭이다.

      웅진식품은 지난해 대영식품(300억원)과 동부팜가야(140억원)를 인수했다. 대영식품 인수로 껌과 과자 등 제조기반을 확충하고 동부팜가야를 인수해 과채주스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어서게 됐다. 같은 유통망을 이용하는 제품 믹스(mix)가 늘고 교섭력은 강화돼 매출과 영업이익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 시멘트 부문도 실적 순항…미디어·광고 '턴어라운드'

      시멘트 부분 역시 수직계열화를 갖추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12년 대한시멘트와 유진기업 광양공장(현 한남시멘트)를 인수하고 쌍용양회 지분 10%를 취득했다.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를 합친 생산능력은 연 440만톤으로 국내 슬래그시멘트 업계 1위다.

    • 슬래그시멘트는 벌크시멘트보다 가격이 10%가량 저렴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시장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20% 수준으로 중장기적으로 40~50%를 차지할 거란 전망이다. 건설경기 훈풍과 함께 수익성이 개선되며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의 연간 상각 전 이익(EBITDA)은 2012년 총 150억원에서 지난해 총 400억원 수준으로 뛰어올랐다.한앤컴퍼니는 올해 초 포스코 자회사 포스화인을 인수했다. 포스화인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나오는 제철 부산물(슬래그)를 재료로 슬래그파우더를 생산하는 업체다.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는 슬래그파우더를 원료로 슬래그시멘트를 생산한다. 계열사간 시너지가 본격화하면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한앤컴퍼니는 기대하고 있다.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미디어·광고회사 엔서치마케팅도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네이버 계열 온라인 검색광고 대행사 NHN서치마케팅(NSM)를 인수해 미디어랩사 메이블과 합병시키고 사명을 엔서치마케팅으로 변경했다.

      한앤컴퍼니가 2012년 인수한 메이블은 지난 2013년 영업수익(매출액) 41억원,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합병을 통해 영업수익 188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의 회사로 거듭났다.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올초 결성이 완료된 2호 블라인드펀드(1억2000억원 규모) 투자를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라며 "추가 투자 및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