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의식 않는 SK C&C…"해결방안은 많다"
입력 2015.04.30 07:00|수정 2015.04.30 07:00
    [Invest Chosun]
    SK㈜ 합병時 해소 가능했으나 자사주 소각…대주주 일가 지분율 30.9%
    과거 공정위 상대로도 승소…규제가 합병에 끼친 영향 미미했다는 평가
    규제 걸려도 지분 매각·합병·사업부 분할 등 대안 충분해
    • [04월26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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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C&C 판교 IT 콤플렉스(Complex)

      SK C&C가 SK㈜와 합병하기로 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졌다. 합병 후에도 지주사(SK주식회사)에 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규제 기준인 30%를 넘는다.

      SK그룹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정공방을 벌였을 때도 승소한 터라 해당 규제가 큰 문제는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와도 방법은 많다는 것이 시장의 주된 전망이다.     

      공정거래법상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 그룹 중 대주주 일가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SK C&C는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43.45%이며, 그룹 내부거래가 매출의 36.2%를 차지한다. 

      SK C&C 이번 합병과정에서 충분히 규제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SK C&C가 자사주 12%를 전량 소각하지만 않아도 최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은 20%대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SK그룹은 대주주 일가가 SK주식회사의 지분 30.9%를 갖는 방식을 택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사실상 이번 합병 결정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평가받는 배경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신경 안 쓴다는 반증”이라며 “이번 합병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는 신호이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SK C&C의 내부거래가 법적으로 문제 있다는 판결이 나지도 않았기에, SK그룹이 굳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2년 SK그룹이 SK텔레콤 등 7개 계열사를 통해 SK C&C를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 및 347억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리며 SK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이 문제는 대법원에서 상고를 진행 중이다.

    • 시장에선 SK C&C가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와도,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많다고 보고 있다. 대주주 일가의 지분 1%가량만 매각해도 당장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소수지분이기에 경영권 유지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다는 평가다.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또 한 번의 합병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될 것으로 보는 전망도 많다. 시장에선 오래 전부터 SK그룹이 SK C&C와 SK㈜의 합병 이후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이 투자법인과 사업법인으로 분할하고, 이 중 투자법인이 SK주식회사와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합병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이 많이 희석돼도 곤란하기에 SK주식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려고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현재 주력사업들을 계속 키우며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IT서비스사업 등을 100% 자회사로 분사하는 것도 그려볼만한 방안이라고 언급된다. 급식·식자재업체인 삼성웰스토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는 지난 2013년말 제일모직의 FC사업이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이밖에 내부거래가 많은 사업부 자체를 관련 계열사로 양도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SK그룹은 SK주식회사의 외형성장을 추진하면서 내부거래 비중도 함께 줄여나간다는 입장이다. SK C&C와 SK㈜의 합병은 이를 위한 기반이라고 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부거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해외사업 등 외부거래 확대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SK㈜의 재무적 탄탄함과 SK C&C의 주력사업들의 시너지 창출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