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말 차입금 2.3조원…PF우발채무 대외변제·디큐브건설 부담
산업은행 4000억원 지원 '구조조정 마중물'…2년반동안 1.6조원 자산 매각
디큐브시티 전부 매각…대성산업 "연말 차입금 6500억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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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월30일 08: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2012년 7월 24일, 대성산업은 옛 한국정책금융공사(현, 한국산업은행에 합병)를 찾이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개발과 주택 사업관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채무 등으로 유동성 한계에 이른 회사 사정을 설명하고 자금 지원을 타진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한 중견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정책금융공사의 언론 기사를 접하고 정책금융공사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2개월 후인 9월, 대성산업은 정책금융공사에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자금 지원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정책금융공사는 2개월간의 실사를 거쳐 12월 초 산업은행과 함께 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정책금융공사와 산은은 대성산업이 PF 대외변제로 일시적인 현금흐름이 악화됐다고 판단했다. 4000억원으로 현금 흐름에 숨통을 틔우고 자산 매각을 진행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차원이었다. 대신 대성산업은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렇게 시작된 재무구조개선작업이 오는 5월 일단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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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디큐브백화점, 대성산업은 호텔, 오피스에 이어 디큐브 백화점도 매각한다. 백화점 매각으로 265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연간 221억원의 적자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성산업과 JR자산운용은 다음달 15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백화점 매각을 최종 마무리 짓기로 했다. 매각대금은 2,650억원. 농협은행과 국민은행 등에서 빌린 돈을 갚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상환 후 총차입금은 7,3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한다.
대규모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1년말 대성산업의 총 차입금은 2조2700억원(PF 우발채무 포함)에 달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진행한 부동산 개발 사업이 금융위기와 사업부진 등으로 차입부담으로 이어졌다.
대성산업은 용인 구갈지구 개발 사업 4300억원, 세운상가 1800억원, 용인남곡토지 1070억원, 가산동디폴리스아파트형공장 1380억원 등 총 9770억원의 PF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면서 대성산업이 대신 돈을 갚아줘야 했다. 의욕적으로 뛰어든 건설 사업이 금융위기로 대성산업을 뒤 흔들었다.
대성산업이 보유한 토지를 자체 개발로 시행한 디큐브시티도 4663억원의 비용 부담을 안겼다. 총 투입한 공사비는 6219억원(토지비용 제외), 그러나 순분양수익은 미분양 등으로 1556억원에 그쳤다.
산은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은 대성산업은 이 돈을 마중물 삼아 지난 2년6개월간 대성산업은 디큐브시티를 비롯해 핵심 자회사까지 팔 수 있는 것은 죄다 파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실제 2011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성산업의 자산 매각 규모는 1조6803억원에 달했다. 2011년 인사동 사옥 매각을 시작으로 2012년 디큐브오피스, 가산디폴리스아파트형 공장, 2013년에는 디큐브호텔, 코젠·이앤이발전서업부, 이태원 주유소를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대성산업의 알짜 자회사인 대성산업가스 경영권도 매각했다.
그 결과 지난 2015년 3월말 현재 총 차입금은 1조2478억원으로 2011년말 대비 1조222억원이나 감소했다. 순차입금 규모는 1조651억원을 기록했다. 2년 반만에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무려 1조원이나 갚은 것이다.
자산매각 과정에서 손실도 상당했다. PF 관련 대손충당금과 상각비, 처분손실, 손상차손 등으로 2011년부터 누적된 손실이 7270억원에 달했다. 대성산업이 자산을 매각하면서 유상증자도 병행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올해 6월말에는 대성합동지주는 대여금 100억원도 출자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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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는 재무구조개선 2단계에 돌입한다. 이미 디큐브백화점과 용인 구갈 체비지 매각을 완료했고 디큐브거제백화점 세일즈 앤 리스백(Sales & Lease back)과 용인남곡토지도 매물로 내놨다. 디큐브백화점 매각 후 대성산업은 유통사업에서 완전 철수한다. 건설사업부도 분리해 계열사인 (주)에스필에 영업양도할 계획이다. 자산매각과 함께 적자사업부도 분리해 싹을 자르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올해만 4695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또한 지난 2월 1182억원의 유상증자와 대성합동지주 차입금의 출자 전환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대성산업은 올해 말에는 차입금이 6500억원 내외로 하락하고 내년 말에는 6200억원, 2017년에는 4500원으로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