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럭스 룩옵틱스 투자, 시행착오 딛고 일어선다
입력 2015.05.06 07:03|수정 2015.07.22 15:03
    [Invest Chosun]
    [PEF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⑨]
    투자 초기 공격적인 마케팅 및 가맹점 관리 미비로 손실 지속
    자체 브랜드 상품 공급 강화·中 시장 확대 등 내실 다지기 집중
    • [04월26일 13:3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자본시장에 사모펀드(PEF)가 도입된 지 11년이 지났다. 그간 국내 PEF 운용사들은 꾸준히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가치를 높이는 바이아웃(Buy-out) 투자를 진행해왔다. 바이아웃 투자는 운용사의 경영 노하우와 투자 역량이 기업의 실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운용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진검승부의 장인 셈이다. 인베스트조선은 국내 주요 PEF 운용사들이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들의 2014년 실적을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룩옵틱스는 네오플럭스가 국민연금 출자금을 기반으로 조성한 1호 펀드(PEF)를 통해 투자한 회사다. 1호 펀드(PEF) 포트폴리오에는 골프용품 업체 아쿠쉬네트와 중국 건강식품 제조업체 씨케이에이치(CKH), 제약사 에스티팜과 강관 업체 스틸플라워 등도 있다.

      이 가운데 룩옵틱스는 네오플럭스가 경영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투자 후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영업적자를 내며 투자 실패 사례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네오플럭스는 룩옵틱스의 사업 재정비를 단행했고 최근에는 해외 진출도 순항해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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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룩옵티컬(Look Optical) 매장 전경 (출처: 룩옵티컬 홈페이지)

      ◇'안경 프랜차이즈' 첫 시도…과도한 사업 확장에 수익성 악화

      네오플럭스는 지난 2010년 300억원을 들여 룩옵틱스의 보통주(7.28%)와 우선주(100%)에 투자했다. 안경 유통을 전문으로 하던 룩옵틱스는 네오플럭스의 투자 이후 안경 프랜차이즈 회사로 재탄생했다.

      당시 국내 안경 프랜차이즈 시장은 태동기였다. '일공공일안경'이 전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본사가 브랜드 수수료 수익만 받는 정도로 프랜차이즈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네오플럭스는 자본을 조금만 투자하면 안경 프랜차이즈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약 1년 동안의 준비 작업을 거쳐 2011년 '룩옵티컬(Look Optical)'을 선보였다. 아이돌 그룹인 2PM과 티아라를 모델로 기용하며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전국 매장 수는 100개로 늘었다. 1년 만에 매출이 120억원가량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출발이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룩옵틱스는 94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2013년에는 이익이 1억원으로 돌아섰지만 이전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초반부터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펼친 것이 문제였다.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가맹점주 관리가 어려웠다. 프랜차이즈 체계가 안착하지 못했던 까닭이다. 재고 이슈까지 겹치며 이익을 끌어내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 당시 안경사 업계가 굉장히 좁은 데다 지역별 이익단체로 뭉쳐있어 관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프랜차이즈를 하려면 이런 저런 규정들이 필요한 데 이것들이 제대로 적용되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 ◇자체 상품 공급 확대·中 시장 진출로 활로 모색

      실적이 악화하자 네오플럭스는 사업 재정비에 돌입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직접 파견하고 매주 회사를 방문해 회사 경영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직접 챙겼다.

      100여곳의 매장은 절반 이하로 줄였다. 본사 정책을 따르지 않거나 매출 및 대금 회수 등에 문제가 있는 지점을 전부 정리했다.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펜디(FENDI)·페라가모(Ferragamo) 등 글로벌 브랜드 매출 기반이 탄탄했지만 수익 나눠야 하는 반면 PB 제품은 룩옵틱스가 디자인과 제작, 유통까지 맡아 판매가 고스란히 회사 이익으로 잡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디자인 역량도 강화해 PB제품만으로 매장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의류 SPA브랜드처럼 가격대도 중저가로 책정하고 안경을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자리매김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매장수는 감소했지만 남아 있는 매장들의 매출이 늘었고 마진율도 개선됐다.

      네오플럭스는 타이틀리스트(Titleist) 투자로 인연을 맺은 휠라코리아와 룩옵틱스를 이어주며 새 브랜드 '에드 하디(Ed Hardy)' 론칭도 이끌었다.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3년 중국 캐주얼 의류 1위 업체인 션마(森馬)그룹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중국 상해에 매장을 열었다. 션마그룹은 당시 국내 화장품 회사 투자를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가 명동과 신촌의 룩옵틱스 매장을 둘러본 뒤 룩옵틱스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룩옵틱스와 션마는 중국 대형 유통회사인 완다그룹이 운영하는 쇼핑몰에 4곳의 매장을 입점시키며 총 10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룩옵틱스로서는 중국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 하면서 상품 매출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네오플럭스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은 내부 정비에 몰두하는 시간으로 쓰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20억~30억원의 영업이익이 날 것으로 보고 있고 회사와는 IPO 논의도 조금씩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