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중심 호텔업, 등급평가 방식 달라진다
입력 2015.05.11 07:00|수정 2015.05.11 07:00
    [Invest Chosun]
    호텔롯데·호텔신라, 면세점 매출 전체 90% 육박
    면세점 사업, 자체재고 보유한 유통업과 성격 유사
    중장기적 차원의 별도 방법론 필요
    • [05월10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호텔기업들의 면세점 사업 매출이 크게 확대된 가운데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바라보는 호텔기업에 대한 관점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면세점 사업이 호텔업보다 수익성이 낮은 유통업의 성격을 띄는 까닭에 신평사들이 중장기적 평가방법론을 다시 만들어낼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데에는 기존에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던 호텔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을 대폭 확장하고, 면세점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는 호텔기업의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매출액 중 면세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89.8%까지 상승했다. 호텔롯데에 비해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권 획득, 미국 면세기업 디패스(D-FASS) 기내면세점 인수 등을 통해 면세점 사업역량을 키웠다. 신규 사업자들의 진출 전까지 호텔신라와 면세점 시장을 양분한 호텔롯데의 면세점 사업 매출도 같은 기간 전체의 83.7%에 달했다.

      올해는 신세계조선호텔·한화타임월드 등이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향후 더 많은 수의 호텔기업들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평사들은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는 호텔기업에 호텔업 관련 평가방법론을 적용하는데 있어서 일부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면세점 사업은 유통업의 성격이 짙다. 이강석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위원은 "면세점 사업은 사업자가 자체 재고를 유지하게 되므로 백화점 등 임대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에 비해 유통업의 본질에 더 가까운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 유통업의 평가방법론을 호텔기업에 당장 적용하기엔 무리라는 평가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서 "유통업은 호텔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성을 보이며 사업적·재무적 측면에서 호텔업과는 평가기준에 격차가 나기에 방법론을 호환하기엔 어렵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의 신용등급(AA0)을 기준으로 재무위험을 측정하는 정량적인 지표들을 보면 유통업과 호텔업의 격차가 뚜렷하다. 부채비율을 놓고 보면 유통업체는 95% 이하에 충족하면 AA0 등급을 유지하지만, 호텔기업은 30~60%을 충족해야 한다.

      국내 호텔기업들 중에서는 호텔신라와 신세계조선호텔이 신용평가 방법론 변화에 따라 긴장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호텔신라는 2014년 하반기 개장한 싱가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이 초기 정상화 지연에 따라 지난해 손실을 나타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에 따른 임차료·보증금, 미국 D-FASS 운영자금 및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 관련 자금 마련 등의 재무부담도 쌓여있다.

      신세계조선호텔도 작년에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임차료 부담으로 영업적자를 시현한 이후 국내외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따른 자금소요가 기다리고 있다.

      신평업계 관계자는 "국내 신평사들이 동일하게 새로운 방법론에 대한 구조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전과는 크게 다른 접근방식으로 평가방법론 구조를 짜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