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상장한다던 中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입력 2015.05.12 07:00|수정 2015.05.12 07:00
    [Invest Chosun][Weekly Invest]
    진행 가장 빠른 차이나크리스털도 일러야 10월 상장
    "연내 10곳? 2~3곳도 힘들다"…거래소·금감원 엇박자도 배경
    • [05월10일 14:1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중국 기업들의 국내 상장이 감감무소식이다. 과감했던 거래소가 한 발 물러서며 증권사의 의욕도 반감된 상황이다. 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뜨거운 상승세를 보였지만, 기상장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며 상장 대기자들에게 큰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해외 기업은 21곳으로 추산된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3곳이 중국 기업이다.

      연초만 해도 한국거래소가 '중국 우량기업 유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고, 증권사들도 4년만의 중국기업 상장 재개가 눈 앞이라고 호응했다. 지금은 이 때의 떠들썩했던 기대감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가장 빠르게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차이나크리스털도 일러야 10월 중 코스닥 입성이 점쳐지고 있다. 10여곳이 상장을 완료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2~3곳도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이 온 데엔 여러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해외에 상장된 다른 중국기업들이 문제를 일으키며 국내 상장을 준비하던 중국 기업들의 회계 감사가 미뤄졌다. 이들은 지난 4월에 와서야 국내 회계법인으로 감사인을 교체해 실사를 재개했다.

      회계법인 교체를 두고 금융감독원과 거래소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상장 활성화를 천명한 거래소는 문제 없다고 판단했지만, 금감원은 리스크가 커진만큼 더 꼼꼼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사이에 낀 증권사와 회사는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국고섬 사태의 트라우마를 딛고 완화된 심사 기준을 내세울 줄 알았던 거래소도 최근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에 "좋은 중국 기업을 상장시켜달라"는 주문을 내놓은 것이다. 증권사들은 이를 '문제 소지가 없도록 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 기업이 국내 상장을 고집할 이유도 여전히 마땅치 않다. 코스닥 지수가 700선을 돌파하고 12개월 선행 주가순이익비율(PER) 평균이 17배를 상회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의 PER은 5배 안팎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스트아시아 3.9배, 차이나그레이트 4.1배, 비교적 주가 흐름이 좋은 완리도 9.4배 수준이다.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이상 좋은 가치로 평가받길 원하는 기업이라면 국내 증시를 노크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해외 IPO 담당자는 "중국 기업 상장 폐지 수가 6곳을 넘어서며 주관사 쪽에서 심사 완화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긴 어려운 분위기"라며 "거래소의 적극적인 유치 의욕도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기업의 국내 증시 신규상장은 2011년 6월 완리를 끝으로 멈춘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