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동국제강 여신 축소 본격화하나
입력 2015.05.14 07:00|수정 2015.07.22 10:18
    [Invest Chosun]
    하나·외환銀, 3개월간 1850억원 대출 회수…주요 은행들도 일정 수준 축소
    "영업현금흐름으로 현금유입 어려울 듯…선제적 대응"
    • [05월08일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대규모 투자 이후 실적 악화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동국제강에 대해 은행들이 여신 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대형은행 5곳을 비롯해 지방은행들은 지난 1분기에 대출 규모를 줄였고 어음할인과 같은 간접 여신 한도도 축소했다. 본격적인 여신 회수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다.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동국제강으로부터 올해 1분기에 1868억원 가량의 여신을 상환받았다. 1월말 4885억원이었던 하나은행의 여신 규모는 지난 3월말 3643억원으로 1200억원 감소했고, 외환은행은 같은 같은 기간 3516억원에서 2858억원으로 658억원을 줄였다.

      동국제강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만 빼고 다른 은행들은 여신을 줄였다. 농협중앙회도 343억원, 우리은행은 296억원, 신한은행은 83억원가량을 축소했다. 지방은행권들의 여신 규모도 기존 724억원에서 681억원으로 약 42억원 줄었다. 

      국내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동국제강에 대한 여신축소 움직임이 본격화 하고 있다"며 "은행권의 직접여신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만기가 도래한 대출의 연장을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회사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동국제강에 대한 은행권의 여신규모는 약 4조2720억원이다. 보험사·여신전문금융기관·증권사 등의 여신을 포함하면 총 4조3846억원 수준이다.

      은행들은 간접여신도 축소하는 모습이다.

      국내 한 은행은 동국제강 협력업체가 보유한 외상담보채권 및 기업어음(CP)의 현금화 과정에서 할인율을 크게 높였다. 우량한 기업의 CP 및 외상담보채권 등은 각 시중은행에서 일반할인율 보다 낮은 우대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대할인을 받는 기업의 경우 회사의 간접여신 한도 내에서 각 지점의 재량으로 처리가 가능했지만 일반기업으로 강등 될 경우 이 같은 전결처리가 어려워진다.

      100억원 규모의 동국제강 어음을 보유한 협력업체가 은행지점에서 기존 약 1~2%의 우대 할인율로 98~99억원을 현금화 했다면, 현재는 기존보다 높은 일반할인율이 적용돼 현금화 할 수 있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 동국제강의 한 협력업체는 동국제강이 발행한 상당 규모의 외상담보채권을 약 2~3곳의 대형은행 지점에서 현금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거절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은행이 동국제강에 대한 여신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것은 회사의 재무구조 및 시장환경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동국제강의 순차입금은 지난 2012년 3조7251억원에서 지난해 말 4조3300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도 이후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2년과 2014년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영업현금흐름 대비 순차입금 비중은 2012년 22.7배에서 65.8배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