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비율 하락에 손보사 자본확충 '비상'
입력 2015.05.15 07:00|수정 2015.05.15 07:00
    [Invest Chosun]
    한화손보·현대해상·MG손보·LIG손보 자본확충 필요
    계정재분류·유상증자·후순위채 발행 놓고 고민
    • [04월30일 09:5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손해보험업계가 자본확충에 비상(非常)이 걸렸다.

      중소형 손해보험사(손보사)를 중심으로 지급여력(RBC) 비율이 감독당국 권고수준에 머물러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 들어 손보사들의 유상증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RBC비율이 낮은 손보사를 중심으로 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손보사의 RBC비율은 256.3%다. 이는 작년 9월말 기준보다 12.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 현대하이카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MG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이 뒤를 이었다. RBC비율이 가장 낮은 보험사도 현대하이카였다. 다음으로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순이었다.

      보험사 전체 RBC비율이 하락세지만 손보사의 평균 RBC 비율이 생명보험회사보다 낮다. 2010년 이후 장기상품의 비중이 급격하게 늘면서, 이에 따른 자본확충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운용수익률이 하락한 점도 손보사의 RBC비율 하락을 부추겼다.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도 손보사 RBC비율 하락의 한 원인이 됐다. 감독당국은 저금리기조 하에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높이기 위해 금리리스크 산출을 위한 신뢰수준을 상향 조정했다.

      이런 가운데 손보사들의 RBC비율 제고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 3월 현대하이카와 MG손해보험은 RBC비율을 높이기 위한 증자를 완료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1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추가로 중소형 손보사를 중심으로 자본확충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MG손해보험이 자본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화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각각 154.3%, 177.2%로 전체 손보사 중에 하위권에 머물렀다. MG손해보험의 RBC비율은 106.9%로 금감원 권고사항인 150%에도 못 미친다.

      한화손해보험은 만기보유증권의 계정재분류 또는 후순위채권 발행을 검토한다. 현재로선 만기보유증권의 계정재분류를 최우선 방법으로 보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만기보유증권의 매도가능증권으로 계정재분류가 최우선 방법으로 현재 채권평가이익 2100억원이 존재하다"며 "후순위채권 발행 여력도 1500억원 규모가 돼 유상증자는 검토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후순위채 발행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주주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개인이다 보니, 증자 참여의 부담감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에 대한 말들이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후순위채 발행과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G손해보험은 지난달 400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아직 RBC비율 산정에는 반영이 안 됐지만, 증자 후 RBC 비율은 1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RBC비율이 타 손보사 대비 낮아 추가적인 유상증자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MG손해보험 관계자는 "장기보험 위주로 판매가 증가하면서, RBC비율이 하락한 면이 있다"며 "추가적인 매출 신장으로 RBC비율이 하락할 경우 유상증자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외 RBC비율이 170% 수준에 머문 LIG손해보험은 KB금융에 인수 후 증자 가능성이 거론된다. KB금융이 LIG손해보험 지분 20%가량을 인수한 만큼, 지주사 체제를 위해서 추가적인 증자에 나설 수 있단 설명이다.

      LIG손해보험 관계자는 "아직 KB금융과의 M&A가 마무리되지 않아 RBC비율 제고방안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며 "KB금융이 LIG손해보험을 지주사 체제에 편입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지분확보가 필요한 만큼 이를 고려해 RBC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자본확충이 필요한 손보사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막상 자본확충에 나서기까진 걸림돌이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증자의 경우 주가하락 및 대지주 지원부담이, 후순위채 발행은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대주주의 지원부담이, 후순위채 발행은 AA급 이하 손보사의 경우 투자자 모집 부담이 클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