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유가하락에 웃고는 있지만…
입력 2015.05.18 07:00|수정 2015.07.22 13:35
    [Invest Chosun]
    올 1분기 각각 2400억·1600억 유류비 절감
    유가변동성 커 자금부담 여전
    사업다각화·대주주 변동 가능성도 부담
    • [05월17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이 유가하락 호재 덕에 수천억원의 유류비를 절감하며 재무부담의 짐을 덜어내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 호재에 따른 실적개선으론 신형 항공기 도입·사업다각화·대주주 변동 가능성의 부담을 해소하기에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787% 급증한 1899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흑자전환한 7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대비 각각 약 2400억원, 1600억원어치의 유류비를 절감했다. 두 항공사가 운항원가의 30~40%를 유류비로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가하락이 수익성 개선의 일등 공신인 셈이다.

    •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실적회복에 대한 우려는 계속됐다. A 증권사 운송담당 애널리스트는 "올해 유가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국적 항공사들의 수익이 상승한 것"이라며 "유가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이익개선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사들이 앞으로도 계속 웃을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다. 신형 항공기 도입 시기에 맞춰 조달해야하는 자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0대,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까지 6대의 노후 항공기를 신형 항공기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은 2019년까지 10억달러 규모의 해외자금을 유치한다. 1차적으로 국내외 수출입은행의 보증을 받아 약 7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이 기업지원 수단 다각화 차원에서 채권보증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점이 해외자금 유치를 돕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신용등급 BBB+)은 구조화금융을 택했다. 이달 6일 KDB Aircraft 사모 특별자산투자신탁 제1호가 발행하는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402억원의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산은자산운용이 운영하는 펀드와 ABSTB에서 끌어모은 자금으로 항공기를 도입해 세일즈앤드리스백(Sales & Lease Back) 방식으로 항공기를 임대할 계획이다.

      기타 사업 영위·대주주 변동 가능성 등 사업 외적인 변수도 부담이다.

      대한항공은 LA 윌셔그랜드호텔 증축 등의 호텔사업 외에 지주사인 한진칼이 보유 중인 토파스여행정보, 한진관광, 제동레저 및 왕산레저개발 등을 통해 관광·여행·레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국에 고속버스터미널 시설을 가진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터미널을 통해서도 국내 4개 리조트(콘도미니엄)·중국 웨이하이 리조트를 운영하는 금호리조트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사업 간의 결합에 따라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강서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항공사가 호텔, 레저 등의 분야에 진출한 사례는 영국 버진그룹(Virgin Group)이 대표적이며 일본항공(JAL),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 등 일부 외국 항공사들이 그룹 차원에서 유사한 투자를 했지만, 보편화된 추세는 아니다"라며 "대한항공의 경우와 같이 여타 특1급 호텔기업들보다 적극적으로 호텔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서는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이 연관된 금호산업 지분 매각절차가 완료되지는 않은 상황이나 (결과에 따라) 이질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모기업 등과 관련한 계열요인이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신용등급 A-)은 추가 등급 하락시 B급 기업이 된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투자 부담 외 호텔 투자·한진해운 등 부실 계열사에 대한 추가지원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모기업인 금호산업의 채권단 보유지분 매각 결과에 따라 발생가능한 계열리스크를 중점 모니터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