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3억달러 해외 영구채 발행·삼성생명 지분 300만주(최대 3375억원) 매각
이마트도 삼성생명 지분 300만주 매각
"영구채로 해외투자자 신뢰도 확인…삼성생명 지분 매각으로 대규모 유동성 확보 방안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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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14일 18:1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한 신세계그룹이 이번에는 삼성생명 지분 매각에 나섰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과 발표 이후 나온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영구채와 삼성생명 지분 매각으로 신세계와 이마트가 한달 새 확보한 자금이 1조원에 이른다. M&A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 참여할 지 여부에 더 큰 관심을 두는 모습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각각 삼성생명 보유지분 300만주씩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거래를 통해 매각하기로 하고 크레디트스위스(CS)와 JP모간을 통해 투자자 모집에 들어갔다. 할인율 감안했을 때 신세계와 이마트가 쥘 금액은 총 6510억원에서 6750억원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삼성생명 지분은 언제든지 매각가능한 자산으로, 주가 추이를 고려해 일부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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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지분은 활용 가능한 자산이란 평가를 받아왔지만 삼성그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실제 매각할 지 여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매각으로 삼성생명 지분 역시 매각 가능한 자산임을 증명했다. 오후 5시 매각 예정인 투자 지분 이상의 수요가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에 성공하면 신세계 보유 지분은 438만주(2.19%)로 줄고, 이마트는 1176만주(5.88%)로 감소한다.이 지분들은 6개월 내에는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앞서 신세계는 지난 7일에는 3억달러(3246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신인도를 평가받았다. 수요예측에서 총 80개 기관 20억달러 규모의 투자 수요가 몰려 가산금리를 150bp에서 125bp로 낮춰 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해외 영구채 발행으로 해외 시장에서 신세계그룹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시키고, 삼성생명 지분 매각을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를 차단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투자 시장의 관심은 이렇게 확보한 자금의 사용처다.
영구채 발행 자금은 센트럴시티 지분을 인수하며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1조원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신세계그룹은 밝힌바 있다. 다만 차입금이 줄어든 만큼 재무적인 융통성이 더 늘어난다.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에 나서기 위한 사전 실탄 마련이란 시각도 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신세계가 보유한 서울고속터미널 지분 11.11%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고속터미널 개발을 위해선 확보해야 한다. 재계 경쟁자인 롯데그룹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경우 신세계로서는 골치 아픈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온라인 매출 증가로 자체 물류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당장의 큰 자금 부담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동부익스프레스는 신세계가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매물"이라고 말했다.
자금 일부는 면세점 사업에 투자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세계는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에 출사표를 던졌다. 남대문 본점 명품관 전체를 면세점 후보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신세계는 아쎈다스자산운용이 신세계 본점 근처에 추진하고 있는 호텔, 쇼핑몰, 오피스 빌딩 개발에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자금 수요가 꾸준히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