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사, 조직재편·사업다각화 절실하다"
입력 2015.05.20 07:00|수정 2015.05.20 07:00
    [Invest Chosun]
    사업규모 대비 사업다각화 수준 낮아
    "해외금융지주사 조직구성 벤치마킹 필요"
    • [05월19일 14:2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대형화에는 성공했지만 사업 다각화 수준은 그에 미치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은행 중심의 운영구조로 금융 자회사 간 협업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금융지주사의 사업구조를 벤치마킹하는 등의 조직개편 노력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체제는 2001년 부실 금융회사의 구조조정과 원활한 공적자금의 회수를 위해 도입됐다. 우리금융지주 설립을 시작으로 금융그룹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 2013년 말 금융지주사 수는 최대 13개까지 증가했다.

    •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해 급변했다. 우리·산은·한국씨티 등이 지주사를 해체했고 올해 중 한국SC금융지주도 한국SC은행과의 합병으로 해체될 전망이다.

      금융지주사들의 가장 큰 문제는 지속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는 달성했지만, 사업부문이 은행업에만 쏠린 채 다각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지주사 무용론'이 또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배경이다. 때 맞춰 NICE신용평가는 '금융지주회사, 여전히 유용한가?'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놨다.

      하나·SC·BNK·DGB 금융지주는 2014년 12월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 비중 중 90% 이상이 은행업에 집중돼 있다. 같은기간 은행업 비중이 가장 낮은 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인수로 타 금융지주사 대비 낮은 67% 수준을 나타냈다.

      NICE신용평가는 "국내 금융지주회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지주회사는 여전히 은행업의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으로 금융지주사의 도입 목표 중 하나인 (자회사 간) 겸업화의 진전 정도가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금융그룹이 은행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금융지주회사가 은행 위의 또 다른 은행 조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업 위주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경영 비효율성도 문제다.

      NICE신용평가는 "일부 금융지주는 지배구조 문제로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의 권력 다툼이 발생하면서 전체 금융그룹의 경영환경을 악화시켰다"며 "금융지주회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며 경영관리의 불안을 일으키고 추가적인 비용만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금융지주회사의 조직구조 개선에 대한 대응안으로는 해외사례가 거론되고 있다.

      해외 금융지주회사는 자산 및 사업 분류를 상업은행, 투자은행 및 자산관리 업무 등 자회사별이 아닌 사업 부문별로 관리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은행·증권·보험 등 업종별로 자회사가 분리되어 있는 데 반해 해외 금융그룹은 고객 및 상품 구성별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자회사 개별 단위로 상품을 개발하고 경영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금융그룹이 하나의 실체로서 고객을 분석하고 상품을 개발하는 운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금융지주체제의 유용성을 극대화하는 데 적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