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⑩]
투자처 가치 하락에 회수 난항
아쿠쉬네트로 반전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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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10일 14:13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자본시장에 사모펀드(PEF)가 도입된 지 11년이 지났다. 그간 국내 PEF 운용사들은 꾸준히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 가치를 높이는 바이아웃(Buy-out) 투자를 진행해왔다. 바이아웃 투자는 운용사의 경영 노하우와 투자 역량이 기업의 실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운용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진검승부의 장인 셈이다. 인베스트조선은 국내 주요 PEF 운용사들이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들의 2014년 실적을 분석해봤다. [편집자주]미래에셋자산운용 사모펀드부문(이하 미래에셋PE)하면 휠라코리아와 함께 투자한 아쿠쉬네트를 먼저 떠올린다. 온갖 우려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할 정도로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아쿠쉬네트에 가려진 미래에셋PE의 투자 실적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금호산업과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씨앤앰 등은 투자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고 투자 이후 실적 악화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투자건도 있어 미래에셋PE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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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씨앤앰 투자회수 '첩첩산중'
미래에셋은 2004년 말 '미래에셋파트너스1호PEF'를 설립하며 국내 PEF 시장을 열었다. 1호 펀드는 미래에셋캐피탈과 신우, 성진지오텍(現포스코플랜텍) 등에 잇따라 투자했다.
이후 금호아시아나의 대우건설 인수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5000억원을 투자했다. MBK파트너스가 주도한 씨앤앰 인수에도 1000억원을 들여 지분 10%가량을 매입했다.
두산그룹의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발을 담갔다. 이 거래는 미래에셋PE를 주목 받는 운용사(GP)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휠라코리아와 우리-블랙스톤 PEF, 네오플럭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아쿠쉬네트에도 투자했다. 인수 금액만 12억2500만달러(한화 1조2628억원)에 달하는 대형 거래였다.
일부 투자 성과를 제외한 미래에셋PE의 투자회수는 어려움이 큰 모습이다. 금호산업 주식은 아직도 꽁꽁 묶여있고 씨앤앰 매각도 성사가 불투명하다. 지난달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은 6007억원을 인수가로 제시했고 미래에셋PE를 비롯한 채권단은 거래를 무산시켰다. 현재 미래에셋PE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협상해 1조원을 받아내겠다며 총대를 메고 나섰다. 현실화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씨앤앰도 권역별 분할매각 카드까지 꺼냈지만 CJ헬로비전과 태광그룹, 현대HCN과 SK그룹 등 유력 인수 후보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함께 씨앤앰에 투자한 MBK파트너스, 맥쿼리PE보다 미래에셋PE가 더 높은 위험을 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거래관계자는 "미래에셋PE는 씨앤앰에 후순위 보통주로 투자해 MBK나 맥쿼리보다 손실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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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C·와이디온라인도 정체… 믿을 것은 '아쿠쉬네트 IPO'
DICC와 두산캐피탈도 해묵은 투자 건이다. 두산그룹과 투자 회수 방안에 대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PE에서 이 거래를 이끌었던 핵심 인력들은 회사를 떠났다. 함께 투자했던 IMM PE의 협상력에 기대고 있다. DICC는 공개매각 카드를 꺼냈지만 기업가치 하락에 따른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란 평가다.
2009년 5호 펀드에서 520억원을 투자한 모바일 게임회사인 와이디온라인도 수익성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순이익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가 흐름도 부진해 주당 인수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미래에셋PE는 아쿠쉬네트 투자회수를 통해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아쿠쉬네트는 지난해 1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7% 이상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매출 기준, 테일러메이드(Taylormade)를 제치고 글로벌 1위 자리도 꿰찼다. 미래에셋PE는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상환전환우선주 매입 이후 연 7.5%의 확정이자와 배당금을 받아왔다. 상장 후 아쿠쉬네트의 시가총액은 최대 2조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