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국내 신평사,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보는 눈 달랐다
입력 2015.06.02 07:00|수정 2015.06.02 07:00
    [Invest Chosun]
    국내 신평사, 포스코 계열사 등급 일제히 강등
    무디스 "그룹 전체에 미칠 영향 긍정적"
    • [05월3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포스코가 계열사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지원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그간 포스코가 보인 기조와는 상반되는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결정을 놓고 국내 신용평가사와 해외 신용평가사는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국내 신평사는 그룹 계열사 신용도를 줄줄이 하향조정한 반면, 해외 신평사는 "그룹 차원에서 긍정적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26일 채권금융기관에 공동관리(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 지분 74%(포스코건설 지분 포함)를 보유한 대주주다. 국내 신평사들은 향후 그룹 차원에서의 '계열 지원의지'가 약화됐다고 판단, 일제히 포스코 계열사 신용도를 떨어뜨렸다.

      국내 건설사 중에서 최고 수준인 'AA-'급 신용도를 보유했던 포스코건설 유효등급이 'A+'로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는 "기존 포스코건설의 자체신용도 'a+'에 그룹의 지원가능성 업리프트(uplift)가 1노치(notch) 반영돼 있었으나 이번 포스코플랜텍 사례 이후 업리프트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국내 신평3사 중 유일하게 대우인터내셔널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강등했다. 포스코의 지원가능성이 저하된 점이 반영됐다. 또한 철강산업 중심의 본원적 그룹 경쟁력 제고에 제한적인 기여도를 가지고 있는 점도 이번 등급 하향의 판단배경으로 작용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포스코플랜텍을 비롯한 포스코 계열사에 투자하는 투자자와 자금을 대출해온 금융기관은, 해당 기업의 신용도뿐만 아니라 모기업 '포스코'의 지원가능성을 고려했다"며 "포스코가 지원을 멈춘 것은 시장의 신뢰를 상당히 훼손한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포스코의 이번 결정에 대해 '중립적 혹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지적한 '평판위험'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에 미칠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포스코플랜텍 채권단의 요청으로 포스코가 추가 지원을 하게 될 수도 있다"며 "만약 포스코가 추가지원을 거부한다고 해도 ▲포스코의 탄탄한 재무건전성 ▲오랜 업력 ▲과거 국내 은행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점을 고려할 경우 향후 포스코의 자금조달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계열 지원가능성 축소가 각 계열사의 신용도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그룹 전체 입장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무디스의 판단이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회생가능성이 낮은 부실 자회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일단 모기업 신용도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행위"라며 "지원을 계속하는 것보다 신용도에 긍정적인 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포스코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 등 계열사들은 단독 신용도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자금조달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졌던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설에 대해서도 국내 신평사와 해외 신평사는 상이한 의견을 보였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매각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미얀마 가스전이 대우인터내셔널 수익에 기여하는 정도와,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그룹 실적에 기여하는 점을 고려할 경우 매각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 박 무디스 부사장은 "만약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을 적절한 가격을 받고 매각한다면 그룹 신용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