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에 공매도 몰리는 까닭은
입력 2015.06.03 07:00|수정 2015.06.03 07:00
    [Invest Chosun]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금리리스크 부각
    고정금리 부채구성 및 준비금 부담금리 높아 저금리에 취약
    예보 보유 한화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 및 오버행 이슈도 요인
    • [05월3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올 들어 한화생명에 공매도 매매비중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하반기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면서 저금리에 취약한 부채구성을 가진 한화생명이 공매도의 타깃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예금보험공사의 한화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버행 이슈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말까지 한화생명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전체 주식 종목 중 5위를 차지했다. 조선·해운 등 업황부진 업종들이 공매도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보험주로서는 드물게 높은 순위다.

      보험규제가 까다로워지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보험주들의 주가하락에 베팅을 하는 공매도 세력이 소폭 늘기 시작한 가운데, 보험주로서는 한화생명이 두드러진다.

      한화생명에 공매도 세력이 몰리는 데는 ▲저금리에 취약한 고정금리 부채구성 및 높은 준비금 부담금리 ▲예보가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 및 오버행 이슈 ▲삼성-한화그룹 빅딜 등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고정금리 부채가 53.8%수준으로 저금리 환경에 가장 취약한 준비금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준비금의 평균 부담금리가 작년 말 기준 5.34%로 업계 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추가 금리 인하가 결과적으로 준비금 부담금리를 더 높여 이차역마진 확대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준비금 부담금리(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 차이가 확대될 수록 역마진은 심화된다.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금리리스크에 취약한 한화생명이 공매도의 타깃이 됐다는 의견이다.

      앞서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됐던 지난 3월 12일 이후 나흘간 한화생명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평균 20~30%수준을 오갔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는 것도 한화생명 주가에 부담이지만, 금리 인상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논의가 보험주에 호재로 작용, 한화생명 지분의 오버행 이슈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보는 한화생명 지분 24%를 1주당 8200원에 매입한 바 있다. 최근 2% 매각 후 남은 지분은 22%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금리인상을 논의하면서 보험주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보험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하게 될 경우, 시장에서는 예보가 언제든 지분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보가 시세차익을 위해 한화생명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물량이 대거 쏟아질 것이란 부담감이 공매도 쏠림현상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한화생명 주가하락 부담은 존재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화생명 주가가 8000원 수준을 넘어갔을 때 매매비중은 30~40%를 오갔다.

      삼성과 한화의 빅딜 영향도 거론된다.

      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을 통해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매입자금을 조달할 것이라는 어떤 '믿음'을 갖고 있다"며 "향후 한화생명에 주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바, 공매도 쏠림요인의 하나로도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의 공매도 증가는 어느 한가지 요인이 아닌,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