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영구채 이어 교환사채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입력 2015.06.11 07:00|수정 2015.06.11 07:00
    [Invest Chosun]
    현대상선 지분 담보로 2.2억달러 EB 발행결정
    금리조건에 따라 발행 성공여부 갈릴 전망
    • [06월10일 18:3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현대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 노력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기업어음(CP)·회사채·신종자본증권(영구채) 뿐 아니라 보유 지분을 활용한 교환사채(EB) 발행까지 결정하며 자금조달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0일 3년 만기 약 2억2000만달러(약 2391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보유 중인 현대상선 지분 2342주를 담보로 제공한다. 투자자는 발행일로부터 3년 후에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표주관사로는 BofA메릴린치·HSBC가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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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출처: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의 이번 해외 EB 발행은 일련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의 연장선이다.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 이후 자본확충 뿐 아니라 고강도 인력 구조조정, 사업부 재편, 자산매각 등을 연이어 진행하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을 이어갔다.

      현대중공업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공모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졌다. 또 은행들의 자본건전성 향상 노력으로 은행차입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졌다. 일련의 자금조달 환경 악화로 새로운 자금조달안을 고안했다는 평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정기평가 시즌을 앞두고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며 보유 지분을 활용한 방안을 포함한 자금조달안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미리 반영한 손실 때문에 올해 선박을 건조하면서 현금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자금조달처 다각화를 고민해왔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를 담보로한 전환사채(CB) 발행을 점치기도 했었다.

      이번 해외 EB 발행의 성공여부는 금리조건이 좌우할 전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재무상황 또한 녹록치 않은 탓에 해외투자자들이 현대상선의 담보가치를 어떠한 금리수준에 맞춰 수용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 시황 또한 변수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해양 시추설비·생산설비 수주가 급감하고 저가수주 물량이 여전히 문제시되며 현대중공업의 현금흐름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

      신용평사가들 또한 조선사들에 대한 보수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중공업에 대해 "올해 공정상 문제가 됐던 Semi Rig(반잠수식 시추선) 건조가 지연될 수 있고,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도 추가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