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 매각, 한일-아세아시멘트 연합 '강력후보' 부상
입력 2015.06.15 07:00|수정 2015.06.15 07:00
    [Invest Chosun]
    합종연횡·복병 등장에 인수전 안갯속
    • [06월12일 19:1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다양한 사업군의 인수후보가 참여하며 매각 성사 가능성을 키웠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가 손을 잡으며 가장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다른 후보들도 저마다의 강점과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12일 동양시멘트 인수의향서(LOI) 접수 결과 한일시멘트 컨소시엄,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 삼표, 유진 PE 컨소시엄,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컨소시엄, 한앤컴퍼니, IMM PE, 한림건설, 글로벌 건자재업체 CRH 등 9곳이 참여했다.

      동종 업체인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한일시멘트는 이번 인수전을 통해 보수적이라는 그간의 평가를 벗어 던졌다. 아세아시멘트 역시 인수의지엔 물음표가 따라붙었지만 시멘트 회사 중 가장 견실한 실적을 낸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혀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는 LOI 접수일 당일에서야 전격적으로 연합의사를 밝혔다”며 “원활한 자금 조달은 물론 공동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글랜우드 PE는 라파즈한라와 손을 잡으며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의 조합이라는 이상적인 컨소시엄이 만들어졌다. 프랑스 라파즈그룹은 그 동안 세계 각지에서 시장점유율 확대 및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멘트 산업 내 영향력을 키워왔다. 글랜우드 PE 역시 ‘국내 시멘트 산업의 재편’에 주안점을 두고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레미콘 업체 중엔 산업은행 PE와 연합을 추진 중인 삼표가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다. 시멘트 생산부터 레미콘 공급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룰 경우 수급 및 가격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다. 원료 공급자인 시멘트회사와 수요처인 건설사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유진기업은 유진PE를 전면에 내세웠다. 유진기업은 2001년 인천시멘트 사업장을 설립했고, 2003년 고려시멘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레미콘회사의 첫 시멘트업체 인수였다. 2012년 이후엔 모든 시멘트 사업에서 철수했지만, 여전히 시멘트 업체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평가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한국아스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와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중소기업중앙회장에 취임한 박성택 전 아스콘연합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회장은 레미콘 및 아스콘 회사인 ㈜산하를 운영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다만 “아스콘과 시멘트의 연관성이 크지 않은데다 중소 기업들이 힘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인수자금을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말 등록한 1조3586억원 규모의 ‘한앤컴퍼니 제2의 1호 PEF’를 활용해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섰다. 시멘트업계 1위 쌍용양회 지분 10%를 비롯 대한시멘트, 한남시멘트, 포스화인을 인수하며 영향력을 넓혀왔다.

      IMM PE 역시 초기부터 물밑에서 동양시멘트 인수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4850억원 규모의 IMM로즈골드3호 PEF를 결성해 인수여력도 있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경영권 인수 거래엔 대부분 참여하고 있지만 과감한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이번에도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미 최대 건자재 업체 CRH는 아시아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에 참여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CRH가 동해안에 위치한 동양시멘트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국내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갑자기 인수전에 참여한 배경이 궁금하다”며 “인수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림건설은 지난해 말 동양시멘트 자회사 동양파일을 약 391억원에 인수한 인연이 있다. 건설자재인 파일의 원료가 시멘트이고, 주업인 건설업과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M&A 업계 관계자는 “한림건설은 나름 탄탄하고 건실한 영업을 하는 건설사로 자금 조달력도 좋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림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100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