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만난 엘리엇-삼성…"불공정·위법" vs "단기차익 위한 억지"
입력 2015.06.19 15:11|수정 2015.06.19 15:11
    [Invest Chosun]
    삼성물산 "주가는 공정한 기준…엘리엇측 가치평가 보고서 문제 많다"
    법원, 내달 1일 이전 결론 내기로
    • [06월19일 14:0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물산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이 법정에서 만났다. 양측은 합병의 부당성 혹은 정당성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엘리엇은 '자사주 매각과 합병 결의가 위법하며 불공정하다'는 논리를 펼쳤고,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단기 차익을 위해 법규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19일 오전 엘리엇이 제기한 주주총회 결의금지 가처분 및 자사주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심리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엘리엇을 대리한 법무법인 넥서스, 삼성물산을 대리한 법무법인 김앤장, KCC를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 등 20여명의 변호사가 출석했다. 100여명의 취재진이 이들의 공방을 지켜봤다.

      주주총회 소집 통보 무효 및 안건 결의 금지 가처분에 대한 심리가 먼저 진행됐다. 엘리엇 측 최영익 넥서스 대표변호사는 ▲삼성물산 입장에서 합병의 필요성이 없으며 ▲합병비율이 지나치게 불공정해 무효라는 논지를 펼쳤다.

      최 변호사는 "이번 합병은 삼성물산 보유 삼성전자 지분(4.1%)를 지배하려는 삼성그룹 오너 일가를 위한 것"이라며 "엘리엇이 회계법인을 통해 보수적으로 측정한 삼성물산의 1주당 주식 가치는 제일모직 대비 오히려 1.16배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을 대리한 김용상 김앤장 변호사는 "주가는 시장 참여자들의 종합적인 평가가 집약된 가장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라며 "엘리엇은 현물배당 등을 통해 삼성물산의 자산을 매각, 빈껍데기로 만들려 한다"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엘리엇 측이 제시한 가치평가에 대해 역공을 펼쳤다. 엘리엇은 평가 과정에서 ▲현금흐름 추정시 삼성물산은 최고(best), 제일모직은 일반(base) 기준을 사용했고 ▲영구성장률을 2%로 동일하게 적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삼성물산을 과대, 제일모직을 과소 평가했다는 것이다. 포함돼야 할 회계법인의 표지(transmittal letter) 기재돼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그는 "엘리엇은 평가한 회계법인을 밝히지 않았는데 수소문한 결과 한영회계법인으로 밝혀졌다"며 "확인했고 한영회계법인에 대해 문의해 누락된 정보에 확인하고 이에 기초해 반박했다"고 말했다.

      엘리엇 측은 자사주 매각과 관련해서도 불법적인 행위라는 주장을 펼쳤다. 넥서스 최 변호사는 "최고의결기구인 주총에서 승인결의를 함에 있어 부당하게 결의를 왜곡시키는 방법으로 자사주를 처분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앤장 측은 ▲합병 성사를 위해 필요한 우호지분을 확보했고 ▲매수청구권 행사를 대비한 현금을 확보한 것이며 ▲단기차익을 목표로 하는 엘리엇의 공격으로부터 회사와 주주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배임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KCC를 대리한 윤용섭 율촌 변호사 역시 "삼성물산과 KCC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해서 거래한 것"이라며 "엘리엇 측 주장대로라면 저평가된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한 것인데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법원은 내달 2일로 예정된 주총 소집 통보 일정을 고려해 내달 1일 오전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에 대한 양측의 의견서는 6월25일까지만 접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