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입금 제외시 약 6조원…부동산 가치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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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24일 17:3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홈플러스 인수 가격이 국내 M&A 역사상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할 지 주목된다. 지난 3년간의 영업현금창출력과 이마트나 GS리테일 등의 가치를 감안했을 때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는 7조원에서 8조원 정도로 추산됐다. 순차입금을 제외한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 지분 100%를 인수하려면 최소한 5조4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변수는 매년 줄고 있는 홈플러스의 영업현금창출력이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테스코의 합산 상각전이익(EBITDA)은 지난 2012년회계연도에 794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900억원가량씩 줄었다. 지난해에는 612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홈플러스의 EBITDA를 기준으로 보면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는 5조5000억~6조7000억원 정도다. 의무휴일 도입 등 규제 강화로 영업일수가 감소했고, 세월호 사태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가 겹치면서 실적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모바일커머스 기업의 빠른 성장도 대형 할인점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 때문에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규모 손실을 인식했다.
홈플러스가 보유한 매장의 부동산 가치 역시 원매자들 입장에선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테스코측은 장부가를 훨씬 뛰어넘는 가격에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금융회사들은 장부가 이상을 쳐주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 가치에 대한 보수적인 평가는 PEF를 비롯한 홈플러스 원매자들의 인수금융 조달 규모를 축소시켜 실질적인 인수가격 산정 요인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 인수전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유통업계의 성장성이 꺾인 이상 홈플러스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도 높게 평가해줄 수 없다”며 “테스코측이 홈플러스의 부동산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해도 인수금융을 제공해야 할 입장에선 부동산의 장부가치 이상을 쳐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매각 진행 과정의 다른 변수는 경매호가식입찰(Progressive Deal)이다. 테스코의 재무적인 상황, 외국 IB들의 매각 방식을 감안했을 때 이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거래 가격은 본질가치 이상으로 상승해 최대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