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시들해지는 삼성페이 ‘찻잔 속 태풍’ 우려
입력 2015.06.29 07:51|수정 2015.06.29 07:51
    [Invest Chosun]
    출시 일정 미뤄지면서 사람들 관심 줄어
    구체적인 수익 모델 분명치 않다는 지적
    애플페이·구글페이와의 경쟁력도 도마 위에
    • [06월22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성페이가 자칫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갤럭시S6와 함께 야심 차게 선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은 시들해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페이가 새로운 혁신을 가져오기보단 스마트폰 판매의 보조 수단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다.

    • 올해 3월에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를 선보였다. 경쟁사인 애플의 애플페이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를 위해 올해 초 미국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인 루프페이를 27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페이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미국 글로벌 카드사 경영진과 회동한 데 이어, 이달에는 중국의 공상은행 회장과 만나 삼성페이에 대해서 논의했다. 삼성페이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은행·카드사와의 제휴를 맺기 위해서다.

      국내에선 이미 대다수의 카드사와 제휴를 끝마치고 시스템 구축 중이다. 이미 KB국민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 등 14곳의 은행과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다.

      국내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시장 보급은 국내보다 더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부회장이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외국계 금융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이미 제휴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마스터카드는 아직 까지 협력 방안을 논의 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대형은행도 아직까지 삼성페이와 제휴를 마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터카드는 "삼성전자와 삼성페이와 관련해서 아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상용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시장반응은 미지근하다. 당초 7월이면 국내에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출시 일정이 9월로 늦춰지는 등 시간이 지체되면서 관심도가 줄고 있다.

      더불어 삼성페이가 보급되더라도 사용자가 확대되는 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에서 적어도 내년은 돼야 삼성페이가 확산할 것이란 예측이다. 삼성페이가 갤럭시S6를 비롯해 출시를 앞둔 갤럭시노트5 사용자만이 사용할 수 있어, 출시 이후에도 사용자가 한정되기 때문이다.

      업계 내에선 삼성페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삼성페이가 어떤 식으로 삼성전자 이익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주장이다. 애플페이는 카드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없다. 삼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서 제공하는 서비스 차원이지, 삼성페이 사용을 통해 삼성전자에 돌아오는 수익은 없는 셈이다.

      국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페이의 정확한 수익 구조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없다"며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활용해 어떻게 이윤을 창출하지 현재까지 모호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애플페이·구글페이 대비 경쟁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애플페이는 충성도 높은 애플 사용자를 중심으로 사용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글페이는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다양한 제조사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에 반해 삼성페이는 자사 제품을 쓰는 사용자에 한해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한계점이란 지적이다.

      오프라인 결제시스템인 삼성페이가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단 지적이다. 이미 페이팔과 알리페이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삼성페이가 온라인 결제시장으로까지 확장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삼성페이가 고객의 구매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매우 제한된 정보만이 삼성전자 측으로 전달된다. 어느 가맹점에서 얼만 만큼을 사용했는지 등의 구체적인 정보는 삼성전자에 넘어가지 않는다.

      이러다 보니 업계 안팎에선 삼성페이가 갤럭시S6 판매 보조 수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수익모델이 안 보이는 데다, 다른 서비스로의 확장 가능성도 모호하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 판매를 위해서 애플페이에 대항하기 위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 이상의 특별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