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랜우드PE가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선 까닭은
입력 2015.07.01 07:00|수정 2015.07.01 07:00
    [Invest Chosun][Weekly Invest]
    라파즈한라 통해 동양시멘트 인수…인수 후 합병으로 규모의 경제 가능
    "시멘트 산업 재편 후 수익 개선·라파즈그룹 기술 이전으로 경쟁력 갖출 것"
    • [06월28일 09:1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서며 시멘트 산업 투자를 준비 중이다. 국내 시멘트 산업 재편과 라파즈그룹의 기술력을 발판 삼아 동양시멘트 가치를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글랜우드PE와 라파즈한라, 베어링PEA로 구성된 글랜우드PE 컨소시엄은 26일 치러진 동양시멘트 매각 예비입찰에 참가했다. 글랜우드PE는 라파즈한라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동양시멘트를 사들인다. 동양시멘트의 일부 지분도 직접 매입해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동양시멘트 인수는 글랜우드PE가 시멘트 산업에 처음 발을 들이는 거래다. 예상 거래 금액이 최고 7000억원으로 중형급 거래이기도 하다. 지난해 동양매직 인수에 비해 그 규모가 두 배가량 크다. 한일-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과 시멘트 산업 투자에 익숙한 한앤컴퍼니, 산업은행을 등에 업은 삼표 등 쟁쟁한 후보도 많다.

      글랜우드PE로서는 탄탄한 준비가 필요한 상태다. 경쟁 상황을 주시하기보다 투자 후 가치 상승 방안을 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글랜우드PE 측은 "인수 후 기업 가치상승 작업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내부 스터디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국내 시멘트 산업은 '시장 재편'이라는 새 국면을 맞이했다. 이는 글랜우드PE가 투자를 결심한 주된 요인이다.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도 시멘트 회사들의 합종연횡(合從連橫)이 시작됐다. 일본 역시 난립했던 시멘트 회사들이 2007년을 기점으로 이합집산이 진행되며 시장 안정화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생산량 기준 2~3위를 다투는 프랑스 라파즈그룹과 스위스 홀심(Holcim)이 합병을 발표하기도 했다.

    • 이런 가운데 동양시멘트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양회 역시 느리지만 매각 사전 작업이 추진 중이고 현대시멘트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7개사 중 3곳이 손바뀜을 기다리고 있어 산업 재편이 꿈틀대는 시점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국내 시멘트사 M&A로 상위회사 점유율이 늘면 경쟁 상황이 달라져 다른 회사들의 수익성도 자연스레 좋아진다"면서 "한국처럼 조그만 나라에서 10%씩 갖고 있는 업체들은 돈을 벌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라파즈그룹의 시멘트 기술을 동양시멘트가 흡수할 수 있는 기회기도 하다. 글랜우드PE가 라파즈한라를 인수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라파즈그룹의 오랜 업력과 축적된 기술, 부산물 활용 노하우들은 동양시멘트의 성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동양시멘트와 라파즈한라의 합병 작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 기술력 갖춘 상태에서 회사 규모를 키우면 국제 무대 진출도 꾀할 수 있다.

      다른 관계자는 "세계 상위 75개 시멘트회사들 중 국내사는 찾아볼 수 없는데 라파즈그룹과의 협업으로 질적 성장이 가능하다"라며 "동양시멘트는 연안에 위치, 내수뿐 아니라 수출 길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다"고 했다.

      동양시멘트 인수 후 불거질 노조와의 마찰 역시 큰 걸림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라파즈그룹이 과거 한라시멘트 인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파즈한라는 과거 한라시멘트 인수 과정에서 노조문제에 잡음이 적었다"며 "동양시멘트 인수 때도 고용 부분을 수월하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