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물산 이사회 교체·정관 변경 요구 '공세'
입력 2015.07.03 16:50|수정 2015.07.03 16:50
    3일 가처분 항고에서 삼성물산 이사회 비판 수위 높여
    "이사진 독립적이고 경륜 있는 인사로 교체 필요…위원회도 재설치해야"
    삼성측 제시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에 대해 '무의미한 양보'라며 평가 절하
    • [07월03일 16:4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이 삼성물산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주주 가치의 제고를 위해 삼성물산 이사회 교체 및 정관 변경이 필요하다며 주장하고 나선 것.

      엘리엇은 3일 법원에 '주주총회 소집통보 및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데 대해 항고했다. 엘리엇은 자료를 통해 "법원의 판결에 유감스러운 일로 생각하며 항고심에서는 엘리엇의 입장이 전적으로 인용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이날 자료에서 특히 삼성물산 이사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삼성물산 이사회가 현 사업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주들로 하여금 적절한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현 이사진을 독립적이고 경륜이 있는 인사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며 "후보추천위원회·보상위원회·리스크위원회 등을 포함한 이사회 내 위원회를 새롭게하거나 재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관 변경안도 언급했다. 정관변경을 통해 ▲지배구조가 변경되는 거래를 추진할 때 공정성과 합리성을 갖추었는지 독립적인 자문을 구하도록 하고 이를 주주들에게 공개하고 ▲주주총회에서 승인이 이뤄진 다음에야 합병을 포함한 '거래'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엘리엇은 지난 1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내놓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 '무의미한 양보'라며 평가 절하했다. 결국 삼성물산이 제일모직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돼 7조8000억원의 자산이 제일모직 주주들에게 이전된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목표로 제시한 배당성향 30% 역시 지난해 배당성향(28%)과 비교하면 퇴보한 것이라는 게 엘리엇의 입장이다.

      엘리엇은 이번 합병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도 언급했다. 엘리엇은 "아직 이번 합병에 대해 의견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공정성과 국민의 권리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의 주요 주주인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리엇은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주식매각금지 및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시했다. 엘리엇은 "KCC가 삼성물산 자사주를 매입한 게 불공정한지에 대해 법원에서 아직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삼성물산의 현 이사들이 의도적으로 일반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희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원이 우리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의 항고와 입장표명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며 "차분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