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 ISS, 삼성물산 합병 '반대' 권유
입력 2015.07.03 19:38|수정 2015.07.03 19:38
    "합병비율 불리하다" 세계 1·2위 자문기관 모두 '반대'
    엘리엇 제외 26.8% 외국인 지분 표심에 영향줄 듯
    • [07월03일 19: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유했다.

      ISS는 3일 "삼성물산 주주들은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불리한 합병비율 등을 문제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2일에는 ISS와 함께 의결권 자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글라스루이스(Glass Lewis & Co.)가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를 권고했다. 1·2위 기관이 모두 삼성물산 합병에 부정적인 의견을 냄에 따라 오는 17일로 예정된 합병 주주총회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명부가 폐쇄된 지난달 11일 기준 엘리엇을 제외한 삼성물산 외국인 지분율은 26.8%다. KCC 지분율을 포함한 삼성그룹 및 우호지분은 19.44%다.

    • ISS는 "합병비율이 주주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삼성물산 주가가 저평가됐고, 제일모직 주가가 고평가된터라 결국 삼성물산 주주에게 심각하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ISS는 "(삼성그룹) 경영진이 주장하는 양사의 합병 시너지는 대부분 제일모직에 크게 의존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일모직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라면 단순히 제일모직에 투자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ISS는 KCC로 삼성물산 자사주가 이전된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ISS는 "합병 비율에 대한 문제 제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이사회는 합병 성공을 위해 2대 주주에게 자사주를 매각했다"고 판단했다. KCC에 대한 지분 매각이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합병비율이 한국 법에 부합한다 하더라도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현저히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ISS는 적정한 합병비율로 0.95대 1을 제시했다.

      이어 ISS는 "경영진이 주장하는 양사의 합병 시너지는 재부분 제일모직에 의존하고 있다"며 "제일모직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하는 투자자라면 제일모직에 투자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ISS는 "왜 이사회가 기존주주들에게 이번 거래를 지지해달라고 설득하는 대신, 새로운 우호주주(KCC)를 선택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때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이사회가 충분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ISS측에 설명했다" 고 밝혔다.

      이어 ISS는 "이사회가 지분 희석 문제에 대해 '미안하다'(sorry)라고 하는 대신에, 대표이사가 이 같은 결정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실한 믿음에 기인해 이뤄졌다고 지적만 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ISS 리포트 결과에 대해 삼성물산은 "ISS의 보고서가  경영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과 기대효과. 그리고 해외 헤지펀드의 근본적인 의도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삼성물산은 외부전문기관의  세밀한 실사와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시너지와 신성장동력을 통한 지속 성장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