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워크아웃, 채권단내 이견으로 동력 상실
입력 2015.07.08 08:40|수정 2015.07.22 11:21
    [Invest Chosun]
    産銀 "워크아웃으로 신보 채권단 체제로 편입해 금리 낮춰야"
    일부 채권은행 "몇백억 이자비용 아끼려고 자율협약 합의 틀어서야"
    • [07월03일 17:3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동부제철의 워크아웃 검토가 사실상 잠정 중단됐다. 빨라야 올 연말에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동부제철은 곧 기업개선절차(워크아웃)에 돌입하는 듯 했다. 삼일회계법인을 통한 실사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동부제철은 공시를 통해 '워크아웃을 추진 중'이라고 알렸다. 시장에선 늦어도 7월 초엔 워크아웃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시장에선 이미 올초 산업은행 등 채권단 출자전환까지 끝낸 동부제철의 워크아웃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막상 7월 초가 되자 동부제철 워크아웃 가능성이 쑥 들어갔다. 실사가 끝나고 보고서도 나왔지만 워크아웃을 위한 채권단 모임은 기약이 없다. 동부제철 워크아웃이 가시화하려면 짧게는 한두 달, 길게는 반년은 기다려야 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주된 배경은 채권단 소속 은행들간의 이견과 대립으로 보인다.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워크아웃에 대해 일부 채권은행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자율협약 체제 밖에 위치해 동부제철로부터 고금리의 이자를 받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을 채권단 체제로 편입시키기 위해 워크아웃을 추진했다. 산업은행은 주채권은행이자 동부제철 최대주주다.

      그러나 워크아웃으로 전환되면 채권은행별로 여신 건전성을 재평가하고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수도 있다. 자율협약 체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데 이런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워크아웃으로 갈 필요가 있느냐는 게 반발의 요지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이자비용 몇백억 아끼자고 워크아웃을 갈 필요가 있나 싶다"라며 "동부제철이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태긴 하지만 영업이익도 내고 있고 아주 급한 상황은 아닌 걸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1년 전부터 예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6월 채권단은 신보와 동부제철 자율협약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에 한창이었다. 신보는 결국 동부제철 우선변제권을 포기하고 자율협약 및 회사채 차환 지원에 합의했다. 다만 자율협약 체제에 편입되는 건 거부했다.

      이후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동부제철과 자율협약을 맺고 차등 무상감자와 출자전환 등을 진행했다. 채권은 금리를 대폭 인하(무담보채권 연 1%, 담보채권 연 3%)했다.

      자율협약 체제 밖에 위치한 신보는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 동부제철에 대한 신보의 여신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등 총 1800억여원이다. 평균 금리는 11%대로 추산된다. 동부제철이 신보에 지급해야 하는 연간 이자만 200억여원인 셈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1분기 4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309억여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금융비용이 430억여원에 달했던 게 주된 이유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선 금융비용을 더 줄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워크아웃을 추진한 배경이다.

      다만 채권단 내에서 '워크아웃을 통해 신보 여신의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명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추진 동력이 계속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산업은행은 일단 회계법인이 제출한 워크아웃 관련 보고서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내 워크아웃에 대한 논의도 계속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제철의 워크아웃 돌입은 채권단 협의가 끝난 이후에야 다시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