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한차례 투자 집행…"수익률 제고 목적"
엘리엇 투자 운용 내역 공개 안해…"운용성과 보고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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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월08일 19:4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부펀드 역할을 하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투자했다. 투자 금액은 총 5000만달러로 투자 자체는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이뤄졌으나 공교로운 모양새가 됐다.
8일 KIC에 따르면 KIC는 지난 2010년 10월에 한차례 엘리엇 펀드에 투자했다. 투자수익률 제고를 위해 대체투자 확대에 나선 시점이다.
당시 엘리엇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매년 14~15% 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운용성과가 우수했다. 엘리엇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대표격으로 전 세계 국부펀드와 연기금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KIC 관계자는 "엘리엇 펀드에 대한 투자금액은 5000만달러"라고 밝혔다. 현재 KIC의 운용규모는 860억달러, 이 가운데 26억달러 정도가 헤지펀드 운용사 20여곳에 투자돼 있다. 메릴린치 투자 이후 KIC는 분산투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한 운용사에 대규모 자금을 맡기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관심은 엘리엇이 삼성물산 주식 매입을 통해 합병 반대에 나설 것을 KIC가 미리 알고 있었는 지 여부다.
이에 대해 KIC는 엘리엇 펀드와 맺은 투자 조건상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KIC 관계자는 "엘리엇은 블라인드(Blind)투자 방식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KIC도 이에 동의하고 투자했다"며 "엘리엇은 수익률을 비롯한 운용성과는 보고하고 있지만 어디에 투자를 했는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KIC는 "상당수의 헤지펀드가 투자처 공개를 원할 경우, 투자금을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엘리엇이 운용중인 어떤 펀드에서 이번 삼성 합병에 관여하고 있는지조차 알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KIC의 엘리엇 펀드 투자에 대해 "한국 국부펀드가 국익에 반하는 외부세력으로 평가받는 엘리엇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