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잡은 삼성물산, 합병까지 '해외기관+소액주주' 11% 남았다
입력 2015.07.14 07:00|수정 2015.07.15 11:49
    [Invest Chosun]
    80% 참석 가정시 53.33% 이상 찬성해야 합병 통과
    국민연금 찬성하며 최악상황 면해…국내 기관 11%는 삼성편 설 가능성 커
    • [07월13일 11:3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의 뜻을 표하며 삼성그룹으로선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됐다. 남은 시나리오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지지를 끌어낸 뒤 해외 기관투자가의 3분의 1 이상을 우호 지분으로 맞이하는 것이다.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이라 주총 참석주주 2/3이상, 전체 발행주식의 1/3이상 찬성을 받아야 한다.

      일단 국내 기관 상당수는 삼성의 편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를 감안할 때, 삼성물산은 해외기관 및 소액주주들로부터 10%가량의 지지를 끌어내면 합병 안건 통과를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오는 17일 열릴 삼성물산 주주총회엔 최소 지분율 기준 80%가 넘는 주주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삼성그룹과 KCC, 국내외 기관 지분만 75%에 달한다. 이번 주총에 쏠린 국민적 관심을 감안하면 80%가 훌쩍 넘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말 SK㈜-SK C&C 합병 주총땐 SK㈜는 81.5%, SK C&C는 87.2%의 주주가 참석했다.

    • 80% 주주가 주총에 참석한다면 합병 안건 통과를 위한 찬성 지분율은 53.33%가 된다.

      현재 삼성그룹의 우호지분은 현재 30.99%다. 삼성그룹 특수관계인이 13.82%, KCC 5.96%, 여기에 국민연금 11.21%가 합쳐진 규모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이 찬성의 뜻을 표하며 삼성으로선 일단 큰 고비를 하나 넘기게 됐다. 그래도 23% 가량의 찬성 지분을 더 규합해야 한다.

      삼성 입장에서 가장 접근이 쉬운 집단은 국내 기관들이다. 삼성그룹주펀드를 대규모로 운용하고 있는 한국투신운용을 비롯해 국내 자산운용사와 연기금(국민연금 제외)이 11%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이들 국내 자산운용사는 주총을 앞둔 현재 "찬반 입장이 정해진 바 없으며 주총 직전 확정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외적으로 찬성 입장을 공개한 곳은 신영자산운용(추정 지분율 0.23%)과 하나UBS자산운용(0.02%)이다.

      시장에선 이들이 대부분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운용업계에서 삼성그룹의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삼성생명은 변액보험으로만 20조원을 운용업계에 위탁하고 있다.

      동시에 삼성물산을 보유한 운용사들이 대부분 제일모직 지분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이슈다. 삼성물산의 저평가는 합병 성사시 제일모직과 상쇄된다. 오히려 합병 불발시 주가에 반영된 지주회사 프리미엄이 제거되며 수익률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기관의 맏형격인 국민연금이 찬성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다.

      이들의 지분율까지 확보된다면 합병 찬성 지분 모두 42.04%가 된다. 삼성그룹은 추가로 11.3%만 확보하면 합병을 가결시킬 수 있다. 주주 80%가 참석한다고 했을때 (소액주주 3% 참석) 소액주주의 절반인 1.5% 가량, 그리고 해외 기관 지분 10% 확보하면 된다.

      다만 해외 기관 상당수는 지난 9일 예탁결제원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이미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합병 발표 이후 상당 시간을 해외 투자자 설득에 보냈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ISS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의 입장에 동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삼성물산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삼성물산이 확보한 해외 기관 주주들의 찬성표가 10%가 넘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삼성물산 소액주주 연대'(추정 지분율 0.5%)의 활동이 다른 소액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