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 "상법상 주주평등원칙…자사주 매각 공정성·합리성 없어"
김앤장 "신주발행 법리 유추적용 여지 없다…엘리엇은 주주권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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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과 삼성물산이 주주총회 전 마지막 법정 공방을 벌였다. KCC에 대한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의 적법성에 대해 논박이 이어졌지만, 1심때와 크게 다른 논리 없이 서로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모양새였다.
서울고등법원 제40민사부(이태종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엘리엇이 제기한 자기주식매매금지 및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 항고와 관련해 심리를 진행했다. 지난 13일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에 이어 열린 심리로, 사실상 17일 합병 주주총회 전 마지막 법정이었다.
현장에는 엘리엇을 대리한 법무법인 넥서스, 삼성물산을 대리한 법무법인 김앤장, KCC를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10명이 출석했다.
이날 심리에서 엘리엇은 기존의 논리를 반복했다. 이재우 넥서스 변호사는 "원심은 자사주 매각에 대해 신주발행 법리가 유추적용 안된다고 판결했지만 주주평등 원칙상 적용이 돼야 한다고 본다"며 "자사주 처분도 목적·시기·대상 선정에 있어 공정성과 합리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병 자체가 그룹승계 및 지배권 강화 목적이며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위반하는 대표권 남용"이라며 "합병 후 순자산가치를 추정하면 제일모직 주주의 주당 순자산가치는 4만원에서 11만원으로, 삼성물산 주주는 9만원에서 3만9000원으로 크게 줄어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기존에 주장했던 논리로 대응했다. 김용상 김앤장 변호사는 "신주발행 법리를 자사주 매각에 준용할지에 대해서는 입법 차원에서 논의가 끝났으며 유추적용될 여지가 없다"며 "신청인(엘리엇)이 자기 편의대로 주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물산이 합병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회사의 장기 발전에 도움되는 합병 성사 위한 우호지분 확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비해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매수대금 조달 부담 완화 ▲단기차익 실현 목적으로 배당 요구하는 신청인의 공격으로부터 회사와 다수주주 이익 보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리적 경영판단에 의해 정당하게 성사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오히려 엘리엇의 의도에 대해 추궁했다. 그는 "신청인은 합병이 부결되면 경영진을 교체하고 배당을 진행하겠다며 목적을 드러내고 있다"며 "남용적 주주권 행사로부터 회사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KCC측 문일봉 율촌 변호사는 "이번 가처분이 인용되면 의결권을 행사해보지도 못하고 구제의 방법이 없다"며 "보전의 필요성에 대해 엄격히 판단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법원은 삼성물산과 KCC간의 거래에 대해 왜 제3자인 엘리엇이 이의를 제기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넥서스 측은 "합병이 성사될 경우 삼성물산이라는 회사가 소멸한다"며 "삼성물산 주주로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법원은 17일 주주총회 전까지 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과 자기주식 매매금지 및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에 대한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