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떨어진 롯데·신세계·현대百, M&A로 눈 돌린다
입력 2015.07.16 09:25|수정 2015.07.22 14:28
    [Invest Chosun] [Weekly Invest]
    새 먹거리 확보 실패…인력 재배치 필요성도
    상황 타개 위해 M&A 집중할 듯…동부익스·홈플러스 각축 예고
    • 신규 면세점 사업자에서 탈락한 대기업들이 M&A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활을 걸었던 사업에서 고배를 마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각 기업들은 새로운 인수 대상에 집중하며 아쉬움을 달랠 전망이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0일 서울 3곳, 제주 1곳의 신규 면세점 사업자를 발표했다. 대기업군에는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가, 중소·중견기업에는 SM면세점이 선정됐다. 제주는 제주관광공사가 사업권을 차지했다.

      한화그룹의 경우 삼성그룹과의 빅딜 자금 마련을 위해 꾸준히 제기됐던 한화갤러리아 매각설은 수면 아래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은 과감한 연합 작전이 실효를 거두며 향후 사업의 구심점을 확보했다.

      ‘황금알 낳는 거위’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가 떨어진 롯데, 현대백화점, SK, 신세계, 이랜드 등 대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신성장동력 확보에 실패했고, 기업의 명성에도 흠집이 생겼다. 그간 해왔던 면세점 사업 준비는 허사가 됐고, 투입 인력 재배치 문제도 고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들 대기업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M&A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신규 사업을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공고히 할 수 있고, 인수 경쟁에서 승리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진행 중인 M&A 중 다음 각축전이 벌어질 곳은 동부익스프레스다. 롯데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이 투자안내서(IM)를 받아가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류 비용으로 상당히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이들 유통사들은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얻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롯데그룹은 물류 시장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CIMB증권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하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아 보이지만 경쟁사 견제를 위해 언제든 인수를 본격화할 수 있다.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예비입찰은 오는 21일이다.

      사모펀드(PEF) 5곳이 본입찰적격자(숏리스트)로 선정돼 있는 홈플러스도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각 규모와 많지 않은 전략적투자자(SI) 후보군을 감안하면 유통사에 사모펀드들의 구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이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꼽히는 가운데 경쟁사인 신세계와 롯데 역시 잠재 후보로 꼽힌다.

      롯데는 롯데케미칼을 앞세워 동부팜한농 인수에도 나설 전망이다. KT렌탈 인수전에서 과감한 베팅으로 승리했고, 뉴욕 팰리스호텔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도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 사업에 총력을 다하며 잠잠한 모습을 보였던 이랜드그룹 역시 M&A 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강점을 보여온 부동산 개발과 관련한 M&A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중소·중견 사업자에서 탈락한 유진기업은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와 시멘트업체 사이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선 동양시멘트 인수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