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 출범하면 삼성電 거느린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
이재용 부회장 지배력의 중추…신규 순환출자·삼성證 지분은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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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양 사의 주주총회를 통과함에 따라 통합 삼성물산(합병 후 제일모직에서 사명 변경 예정)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통합 삼성물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삼성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이 부회장은 직·간접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그룹의 지배력 대부분을 확보하게 됐다. 통합 삼성물산은 기존 삼성물산이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지분 4.06%를 직접 보유한다. 이를 통해 이 부회장은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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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이 직접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은 합병 삼성물산의 최대주주(16.40%)로서 삼성생명(전자 지분율 7.21%, 특별계정 제외)과 삼성화재(전자 지분율 1.26%)를 통해 삼성전자에 15%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차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3.38%까지 승계받는다면, 현재 삼성그룹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 17.1%가 모두 이 부회장의 영향력 아래 놓이게 된다.
지배구조가 좀 더 공고화하는 효과도 있다. 이번 합병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그룹의 지배력이 14%에 불과하다는 점은 그룹 지배구조의 위험 요인 중 하나였다. 합병 후 합병 삼성물산에 대한 삼성그룹 지분율은 39.93%로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 이 중 이 부회장 등 최대주주 일가의 지분율만 30.18%다.
제일모직의 보험지주회사 전환 위험도 완전히 걷어냈다. 지난 1분기말 기준 제일모직의 총 자산은 8조4000억원으로, 보유 중인 삼성생명보험 주식의 가치(4조5000억원)가 절반을 훌쩍 넘었다.
만약 승계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지분율 20.76%)의 지분이 줄어들어 제일모직(19.34%)이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된다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보험지주회사로 전환돼야 했다. 제일모직이 보험지주회사가 되면 비금융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매각해야 한다.
이번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의 총 자산은 37조원으로 늘어난다. 삼성생명의 주가가 올라 가치가 커져도 통합 삼성물산이 보험지주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다.
통합 삼성물산이 지배구조상 해결해야 할 숙제가 몇 가지 남아있다. 이번 합병으로 두 개의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생긴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SDI(4.73%)와 삼성전기(2.61%)가 보유하게 될 삼성물산 지분을 6개월 내 처분해야 한다.
옛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증권 지분(0.26%)도 이슈다. 제일모직이 새로이 삼성증권의 주주가 되며 자본시장법(제23조1항)에 따라 제일모직이 대주주 변경승인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합병 일정에 일부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순환출자 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 해소방안 및 해소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삼성증권 주식은 합병등기일 이전에 처분하면 대주주 변경 승인절차가 필요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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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07월17일 19:12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