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자금 빌려줘봤자 수수료 '쥐꼬리'
입력 2015.07.24 07:00|수정 2015.07.23 17:07
    [Invest Chosun]
    해외 4%, 국내는 1% 수준
    문화 차이·유동성 과잉으로
    "수수료 반등 어렵다" 평가
    • M&A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인수금융 수수료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해외에서는 많게는 전체 인수금융 금액의 4% 정도가 수수료지만 국내에서는 1%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이번 홈플러스 매각을 계기로 인수금융 수수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부금융회사들이 홈플러스 매각을 주관하고 있는 HSBC의 우산 밑으로 들어가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HSBC는 홈플러스를 인수자에게인수자금도 빌려주는 매도자금융을 제공할 예정인데 이때 인수금융 수수료가 국내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해외 금융회사의 경우 인수금융 수수료를 전체 금액의 3~4%로 책정하고 있다. 매도자금융의 경우 이보다 더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과거엔 3%대 주선 수수료를 받기도 했지만 최근엔 1~1.5%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액이 커질수록 수수료율이 낮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홈플러스 인수금융은 1%를 지켜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상 참여기관에 0.3~0.5% 수준의 참여 수수료를 지급

      하는 점을 고려하면 주선 기관이 챙기는 몫은 더 적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비단 홈플러스의 예가 아니더라도 외국과 국내 수수료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외 수수료율 차이가 큰 이유로는‘문화와 정서의 차이’를 첫 손에 꼽

      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해외 금융시장의 경우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고 적정한 대가를 지급한다는 정

      서가 있는 반면, 국내에선v금융 서비스에 대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선 수수료엔 기관이 지출하는 각종 비용이 포함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ADT캡스 인수금융을 주선했던 외환은행은 올해 인수금융 리파이낸싱도 맡았지만 주선 수수료는 크게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파이낸싱 거래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점b외에, 인수자인 칼라일이 국내 정서에 적응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해외 금융기관들이 인수금융 금리보다는 주선 수수료 수익에 더 주안점을 두는 성향이 격차를 벌리는 요인이라는 의견도 있다.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해외 금융기관들은 수익성이 뻔한 인수금융 금리는 조금 양보하더라도 주선 수수료를 늘리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M&A 업계 관계자 역시“해외 금융기관들은 대부분 조기상환 수수료에 대한 약정을 넣지 않는 대신 그로 인해 감수하게 될 손실을 주선 수수료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경쟁이 치열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 사정도 원인으로 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인수금융 주선 수수료도 수요와 공급의 흐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수수료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