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다 '배당'에 반응한 현대차 투자자
입력 2015.07.24 08:50|수정 2015.07.31 09:33
    [Invest Chosun]
    상반기 영업익 17% 감소에도 주가 5.3% 상승
    •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의 기록적인 실적 부진에도 주가는 오히려 반등했다. 실적발표에 앞서 이뤄진 중간배당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애당초 현대차의 실적에 대해선 기대감이 없었다는 반응이다. 현대차와 투자자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도 '성장에서 분배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상반기 합산 판매량은 241만5777대로 전년 동기 대비 8만대 이상 줄었다. 글로벌 시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 감소 폭이 컸다.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49만8000대를 기록했다.

      매출액과 수익성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3389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7.1% 하락한 수치다. 원-달러 환율은 약세로 돌아서며 현대차에 우호적인 환경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유로화를 포함한 각종 이종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판매량 감소와 실적 저조세가 현실화했지만 시장은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23일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5.34% 상승한 13만8000원으로 마감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현대차의 실적이 저조한 것을 '쇼크'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시장 컨세서스 수준만큼 저조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세서스 이상의 저조함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대차 실적을 바라보는 시장 기대감이 떨어질 대로 떨어졌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투자자들의 관심은 '중간배당'에 쏠렸다. 현대차는 이날 실적발표에 앞서 '1주당 1000원 중간배당' 결정을 공시했다. 배당총액은 2687억원에 이르며, 현대차의 중간배당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중간배당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이 이어졌다.

      향후 배당정책 기조를 묻는 질문에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 사장은 "배당성향을 단기적으로 15%, 중장기적으로 글로벌업체 수준인 25~30%까지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주주를 달래기 위해 배당을 확대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투자자들도 현대차의 실적보다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등 회사-투자자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