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2분기에만 3조 영업손실 반영
저가수주 출혈경쟁 등 악순환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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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의 상반기 영업손실 규모가 5조원대에 육박했다. 예고된 '슈퍼 어닝쇼크'가 현실화됐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은 29일 상반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적자 폭이 가장 큰 3조75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이 1조5218억원, 현대중공업이 36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3사의 영업손실 규모는 총 4조9603억원에 달했다.
이번 어닝쇼크의 신호탄은 보름 전 대우조선해양이 쏘아 올렸다. 지난 14일 대우조선해양의 2조~3조원 적자 가능성이 언급됐다. 이후 지난해 손실을 선반영한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의 추가적자마저 기정사실화됐다.
부실 징후는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적자설이 나오기 이전부터 포착됐다. 조선 3사는 잠재손실로 여겨지는 미청구공사가 단기간 내 급증하거나 큰 수준을 이어갔다. 2013년 17조원대였던 조선 3사의 미청구공사액은 지난해 20조원을 돌파, 올해 1분기엔 21조원을 넘어섰다. 각 사의 전체 매출액에서 미청구공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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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으로 인식되는 미청구공사는 매출채권과 달리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는다. 수주산업의 특성 상 공사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인식되는 회계처리가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3사 중 자본금이 가장 적은 대우조선해양의 미청구공사액 증가 속도가 가장 우려됐다.
대우조선해양은 매번 '미청구공사 증가분은 헤비테일 결제방식으로 회수할 수 있다', '매분기마다 손실을 반영했다'라며 대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실적 뚜껑을 열어보니 3사 중 영업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조선 빅3 간의 저가수주 출혈경쟁과 원가율 상승, 헤비테일 결제방식 고착화 등의 요소가 맞물려 악순환은 반복됐다. 손실의 주범인 기본설계 능력 강화를 위해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를 인수하는 등의 방안이 제안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선사들의 자체적인 재무여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 당장 선박을 건조할 운전자금도 부족했다.
<인베스트조선 2014.08.13 '"조선 빅3, 설계 기업 M&A해야 살 수 있다' 기사 참고>
남아있는 미청구공사도 문제다. 선박건조가 끝나더라도 미청구공사가 매출채권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영업손실로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확정자료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올 상반기 미청구공사액이 5조원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외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조선사들이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함을 인지해야한다"라며 "조선업을 볼 때 단순히 산업적인 측면 뿐 아니라 재무적인 측면을 들여다보며 의혹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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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7월 29일 17:3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