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판 CJ그룹 꿈꾼다"…유국종 레젤홈쇼핑 대표
입력 2015.08.05 07:00|수정 2015.08.05 15:38
    레젤홈쇼핑, 인도네시아 1위 홈쇼핑 기업…43개 지사 촘촘한 물류망 갖춰
    기업공개(IPO) 추진, 물류·모바일쇼핑·엔터테인먼트 확대…CJ그룹 포트폴리오 벤치마크
    "중국은 포화상태…인니, 성장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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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국종 레젤홈쇼핑 대표

      지난 6월 국내 한 사모펀드(PEF)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유국종 레젤홈쇼핑 대표(사진)를 급히 만났다. PEF측은 투자 의향을 밝히며 레젤홈쇼핑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다. 해당 PEF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환율 변동폭이 큰 점이 걸림돌이긴 하지만 투자하고 싶은 기업"이라며 "현재 우리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과도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레젤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은 300억원을 기록하며 인도네시아 1위 홈쇼핑 자리를 지켰다. 매출 규모가 생각보다 작다고 하자, 유 대표는 "한국 홈쇼핑들에 비하면 작지만, 한국은 홈쇼핑이 시작한지 20년이 됐고 인도네시아는 이제 8년 됐다. 경제 규모도 다르고, 홈쇼핑 방식도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7년 인도네시아로 갔다. 현대홈쇼핑에서 인도네시아 진출 테스크포스(TF)에 참여한 게 계기가 됐다. 풍부한 자원과 인구, 인도네시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했다. 현대홈쇼핑은 인도네시아 진출을 접었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유 대표는 사표를 내고 레젤홈쇼핑을 세웠다.

      7년여 시간에 대해 유 대표는 "고생 참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물건을 사서 홈쇼핑을 통해 이익을 내는 수준에 이르니 한숨 돌렸다고 생각 했는데 이제는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도약을 위한 1차 과제는 자금력 확보다. 빠르면 내년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최근 투자자 유치를 위한 행보도 확대하고 있다.

      유 대표는 “시장 흐름은 e커머스쪽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결국 돈싸움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방송 시간을 사야하고 매체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레젤코리아는 현재 현재 IPTV사업을 통해 방송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유 대표는 “레젤로지스틱스(물류), 레젤엔터테인먼트, 레젤홈쇼핑을 주력으로 레젤그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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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레젤홈쇼핑

      -한국형 홈쇼핑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했다고 하는데 어떤 의미인가.

      "백화점에 가면 점원들은 고객이 원할 때 도와주는 역할이나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한다. 그런데 시장에 가면 '골라골라' '떨이요' '오늘이 마지막' 이라고 큰 소리로 호객을 한다. 한국형 홈쇼핑은 바로 시장의 방식이다. 우리나라 홈쇼핑에서 매진임박, 사은품, 오늘만 이가격 등이 자주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홈쇼핑을 보다가 충동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홈쇼핑은 백화점의 판매처럼 설명에 치중한다. 레젤홈쇼핑은 국내 홈쇼핑회사들처럼 물건을 소개하고 판다."

      -레젤홈쇼핑의 주요 고객층은

      "레젤홈쇼핑의 평균 객단가가 10만원 내외다. 한국은 이제 7만원 수준이다. 한국은 홈쇼핑 시작 당시 서민을 주요 고객으로 했지만 인도네시아 홈쇼핑은 상위층이 주요 고객이다. 참고로 인도네시아 대학생 초급이 우리나라 돈으로 25만원 정도이다. 레젤홈쇼핑의 평균 객단가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이해될 것이다. 인도네시아 1인당 GDP는 3500달러 정도다.

      인도네시아에서 홈쇼핑 사업의 잠재 고객의 수는 5000만명 정도로 본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5000만명이고 이 가운데 1억5000만명이 도시에 산다. 이도시에 사는 인구의 1/3 정도가 홈쇼핑에서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범위를 더 좁히면 3000만명 정도를 잠재 소비층으로 본다. 아직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정확한 통계나 분석자료는 없다."

      -객단가를 10만원 정도로 잡은 배경이 있나

      "세밀한 분석을 통해 나온 결과는 아니다. 수입원가와 이윤, 세금, 환율 변동을 고려했다. 특히 방송 채널의 시간을 구매하는 비용(광고료)가 매우 비싸고 비용 중에 비중이 가장 높다. 한국에서는 홈쇼핑 판매마진을 30~40% 정도로 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60% 이상을 봐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객단가가 10만원 정도는 돼야 했다.

      한국에서는 홈쇼핑이 지상파 사이에 별도의 채널로 있고, 채널 사용료도 일정 수준으로 묶여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그 비용이 방송에 따라 천차만별이며 무한정이다. 레젤홈쇼핑이 싱가포르에 진출했다가 1년 반만에 접고 나온 적이 있다. 장사는 잘 됐지만 광고료가 매년 20~30%씩 상승해 감당할 수 없었다."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처럼 별도의 홈쇼핑 방송이 없다. 지상파 또는 위성방송 사업자로부터 방송 시간을 구매해, 해당 시간에 홈쇼핑을 전송하는 형태다.

      -물류는 어떻게 감당하나.

      "43개 지점을 갖고 있으며 자체 배송망을 통해 이뤄진다. 자카르타에서 테스트 방송을 해서 주문이 많다고 판단하면 43개 지점에 물건을 뿌려 놓는다. 그렇기 때문에 당일 또는 익일 배송이 가능하다. 오지 지역은 현지 배송업체를 통해 진행한다. 한국 홈쇼핑과 다른 점이 있어 물류를 위탁할 수 없다. 인도네시아는 캐쉬온딜리버리(Cash On Delivery)를 한다. 물품을 전달받고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다. 배송망은 인도네시아 홈쇼핑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내 홈쇼핑사가 합작해 설립한 곳도 현재 배송망이 8개 정도뿐이다."

      -인도네시아 규모를 생각하면 물류를 더 확충해야할 것 같다.

      "물류는 레젤이 앞으로 더 키울 분야이자 다음 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올해 10곳 정도의 지점을 확충할 계획이며, 레젤홈쇼핑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인도네시아의 온라인 홈쇼핑은 성장 전망이 밝다. 레젤은 물류법인을 별도로 세우고 준비도 하고 있다. 자체 배송뿐만 아니라 아웃소싱을 받는 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300억원 정도다. 한국 홈쇼핑들에 비하면 작지만 한국은 홈쇼핑이 시작한지 20년이 됐고 인도네시아는 이제 8년 됐다. 경제 규모도 다르고, 홈쇼핑 방식도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야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1위 사업자다. 영업이익률은 10% 정도이다. 회사 가치는 한국으로 따지면 3000억원 정도의 기업에 맞먹는 수준으로 보면 된다"

      -IPO 추진 계획이 있다고 들었다.

      "이제 시작단계로 세부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레젤홈쇼핑은 현재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앞으로 레젤그룹의 사업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IPO가 되면 인터넷 모바일 쇼핑, 방송, 물류에 집중할 예정이다. 1998년에 한 홈쇼핑사에서 2018년이 되면 인터넷 쇼핑이 더 늘 것이라고 전망했었는데, 당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했었다. 그런데 현실이 됐다. 인도네시아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특히 모바일 쪽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몇명 모여서 100원짜리 사서 200원에 팔고 하는 식으로 회사를 꾸려왔다. 레젤홈쇼핑은 좋은 회사인데 단순한 비즈니스만 해왔던 것이다.

      시장 흐름은 e커머스쪽으로 움직인다. 결국 돈싸움을 해야 한다. 방송 시간을 사야하고 매체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금력을 갖춰야 한다. 현재 IPTV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방송에 진출할 예정이다. 레젤로지스틱스(물류), 레젤엔터테인먼트, 레젤홈쇼핑이 주력이 된다. 한국에는 레젤쇼핑코리아를 세웠다.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에 밴더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