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적자, 투명한 정보공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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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이 2조원 적자를 발표했을 당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형 조선사들의 기업설명회(IR, Investor Relation) 활동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기업탐방에 쉽게 응하지 않는다", "다른 산업에 비해 콧대가 높다"라며 대형 조선사들의 부실한 소통을 지적해 왔다. 조선 빅3의 콧대는 여전히 높기만 하다. 기록적인 손실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실적 IR에 참석자 범위를 제한, '그들만의 성적발표회'를 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상반기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조원의 적자를 반영한 현대중공업도 상반기 추가손실을 발표했다. 조선 3사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8조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올해 말에는 그 규모가 1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 어느때보다 손실 배경과 전략에 대한 경영진의 구체적인 설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조차 어렵다면 최소한 모든 투자자들이 실적에 관해 동일한 정보를 접할 수 있어야 했다. 조선 3사는 약속이나 한 듯 지난 29일 일제히 실적 IR을 가졌다. 주요 기관투자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참석했지만, 일반 투자자들과 기자들은 제한됐다.
어떤 기업이든 IR을 여는 취지는 같다. IR은 재무·커뮤니케이션 기능이 결합된 기업의 전략적 마케팅 활동이다. 투자자의 신뢰를 쌓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조선 3사는 일반 투자자들과의 신뢰를 쌓는 데는 소홀히하고 있다. 세계 조선 1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닝 쇼크'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각 사는 "조선업이 기업 간 거래(B2B)산업이다 보니 소비재를 다루는 기업보다 IR에 둔감하다", "첫 IR이 개최된 지난 2012년부터 참석자 범위를 제한한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라며 일반 투자자들이 IR에 참석할 수 없는 명확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있다.
물론 국내 기업 중 상당 수가 실적 IR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 조선사들이 비공개로 실적 IR을 진행하기엔 손실 규모가 비이성적일 정도로 크다. 뚜렷한 문제 해결 방안도 없고, 그렇다고 앞으로 업황 전망이 좋을 것이라는 장담도 할 수 없다. 개인과 기관을 떠나, '세계 1위'라는 타이틀만 믿고 또다시 불확실성에 '베팅'할 투자자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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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7월 30일 16:2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