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호텔상장-지주전환 동시검토 예상…금융계열사 처리 가장 고민
입력 2015.08.13 16:32|수정 2015.08.17 06:57
    호텔롯데 상장, 지배구도 밑그림과 직결
    순환출자 연말 80%해소는 어렵지 않아
    롯데쇼핑 주가하락-금산분리 원칙 등 난관 여럿
    • 변혁을 예고한 롯데그룹이 11일 신동빈 회장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밝힌 사안은 크게 3가지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연말까지 순환출자 80% 해소, , 중장기적인 지주회사 체제 도입이다.

      그룹 내에서는 신동빈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 황각규 롯데정책본부 사장(운영실장)이 해당 사안을 직접 챙기고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밑그림이 마련되면 앞으로 관련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치면서 단계적으로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몇몇 이슈 해결에 '불확실성'이 크다보니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 IPO의 경우. 그룹 최정점이자 실질적 지주회사의 기업공개를 통해 ▲99%가 넘는 일본계 지분율 (일본 L투자회사 73% - 일본 롯데홀딩스 19%, 광윤사 5.5%) 감소 ▲신동빈 회장 지분율 상승을 통한 지배구도 안정화 ▲지주사 체제 전환 재원 마련 등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향후 그룹 지배구도 재조정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 지와 병행되는 이슈다.

      일단 일반주주 배정을 25%까지는 의무적으로 진행하면서 신주발행과 구주매출을 동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 스스로 밝힌대로 순환출자 완전해소 7조원 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이의 상당량을 호텔롯데 IPO에 기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호텔롯데 기업가치는 적게는 10조원에서 많게는 20조원 이상이다. 면세점 84%, 호텔 10%, 월드사업부 5% 로 매출이 구성된 호텔롯데는 순자산가치만 9조4700억원(2015년 상반기 기준)에 달한다. 현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연결로 인식되지 않은 계열사지분 (3조원), 계열사 주식 이외에도 6조원이 넘는 부동산 등 유형자산 보유, 올해 매출 5조원-영업이익 5000억원 달성 유력,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따른 고성장세 지속을 이유로 호텔롯데의 가치를 높게  잡고 있다.

      연말까지 그룹내 80%대 순환출자 해소는 큰 재원소모 없이 쉽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관련 리포트를 통해 "롯데그룹은 대기업집단 중 가장 복잡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지만, 1000억원 미만의 지분이 많고, 지분해소에 필요한 가장 큰 금액(단일거래 기준)이 6000억원 미만이다"며 "롯데건설이 지닌 롯데쇼핑이나 롯데제과 지분을 호텔롯데가 취득하고, 롯데리아와 롯데푸드, 후지필름 등이 소유한 대흥기획 지분을 롯데쇼핑이 취득하면 초기에 120개 순환출자 해소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즉 현재 그룹에는 무려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가 있지만 롯데쇼핑을 소유한 5곳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후지필름,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 등과 롯데쇼핑과 지분관계가 거의 92%에 달하는 만큼 몇몇 고리만 끊어내면 '80%해소'라는 목표를 채울수 있다는 것. 이에 소요되는 금액도 그리 크지 않다.

      정작 문제는 향후다. 어느 회사가 롯데그룹의 '정점'이자 '지주회사'로 되느냐 여부가 나와야 한다. 시장에서는 ▲ 지배구조 최정점인 '호텔롯데'와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롯데쇼핑'의 합병 ▲호텔롯데가 롯데쇼핑을 포함한 다른계열사를 일괄 지배하는 시나리오 ▲중간지주회사 도입을 통한 지배구조 마련 등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됐다. 그러나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굵직한 리스크가 있어 "어느 방안이 유력하다"고 벌써부터 단언하기도 쉽지 않다.

    • 롯데그룹 지배구도는 단순화 시키면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즉 호텔롯데가 롯데물산(31.1%), 롯데상사(34.6%) 등을 거느리면서 동시에 롯데쇼핑(호텔롯데 8.83% 보유)을 신동빈 회장(13.4%), 신동주 전 부회장(13.4%)과 함께 지배하는 구도다. 이어 롯데쇼핑이 다시 우리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닷컴, 롯데리아 등을 거느린다. 그 와중에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마이비, 하나로카드 등 9개의 금융회사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당장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합병안을 따져봐도 시가총액이 7조원대 중반으로 떨어진 롯데쇼핑의 주가가 걸림돌이 된다. 합병비율 산정과정에서 롯데쇼핑 주주들의 반발은 물론, 역시 롯데쇼핑의 주요 주주인 신동빈 회장 지분가치 희석도 우려된다.

      더 큰 고민거리는 금융계열사들이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들은 금융 자회사를 소유할 수 없는 규정에 따라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캐피탈 지분 26.6%, 롯데손해보험 지분 26.1% 등을 지주회사 체제 밖으로 빼내야 한다. 현실적으로 마땅한 대안이 없다.

      일각에서 중간지주회사가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금산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며 오랫동안 국회에 계류된 상황을 감안하면 마냥 기다리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