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發 특수강 증설 경쟁…세아그룹, 감당할 수 있나
입력 2015.08.20 07:05|수정 2015.08.20 07:05
    STS무계목강관 공장 증설
    1400억원 투자 등 외형 확장
    현대종합특수강 증설 현실화
    세아의 직접적 타격은 불가피
    • 세아그룹의 특수강 확장기조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수강 업계는 국내외 철강경기 불황에도 세아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증설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 계열 현대제철은 캡티브 마켓(계열수요)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세아그룹은 상대적으로 공급과잉 위험에 노출돼 있다.

      세아그룹은 현대제철이 특수강 진출을 선언한 이후 공격적인 외형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 3월 포스코로부터 포스코특수강(現 세아창원특수강) 지분 54.8%를 4399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공장증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세아홀딩스는 "세아창원특수강에 1400억원을 투자해 스테인리스(STS) 무계목강관 공장을 증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의 상공정 투자도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말까지 상공정 확보를 위해 총 1조1221억원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대종합특수강(舊 동부특수강)은 최근 중국에 연산 2만5000톤 수준의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대종합특수강의 증설 결정에 대해 시장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반응이다. 현대종합특수강의 주력 제품인 냉간압조용강선(CHQ Wire)·마봉강(CD Bar)의 원재료는 선재다. 현대제철은 특수강 상공정이 마무리되는 내년부터 선재 연간 생산 40만톤 능력을 갖게 된다. 현대종합특수강의 CHQ Wire·CD Bar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30만톤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선재 40만톤을 소화하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하공정 설비를 늘리게 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현대제철의 투자 확장은 결국  CHQ Wire·CD Bar를 생산하는 세아특수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철강 애널리스트는 "과거 현대제철이 후판생산을 시작하면서 동국제강의 현대중공업향(向) 매출이 급감한 사례가 있다"며 "세아특수강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종합특수강은 "현대제철의 선재 생산이 시작되더라도 당장 모든 선재물량을 현대제철로부터 조달받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동차향 제품은 품질테스트를 통과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현대제철이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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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현대제철의 확장기조에 맞불을 놨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STS무계목강관 증설 계획도 '잘 하는 것'에 대해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경영환경 악화 상황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아그룹의 투자확대에 대해 시장은 걱정스럽다는 반응이다. 중국 업체들의 STS무계목강관 경쟁력도 세아창원특수강 제품 수준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이 증가하면 결국 시장의 경쟁강도 심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란 우려다.

      세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의 재무구조는 포스코특수강 인수 이후 상당히 악화됐다.  인수 이전인 2014년말 기준 17.0% 수준의 순차입금의존도는 인수 이후인 올해 3월말 기준 27.1%로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대제철과 세아그룹 모두 확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세아그룹은 캡티브 마켓이 없다"며 "세아창원특수강 인수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점, 자동차·에너지 등 전방산업 저조로 영업환경이 변화한 점 등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