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조원 이익잉여금 불구 현금 260억원 불과, 은행차입 통해 배당재원 마련 전망…"기업가치 훼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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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테스코(Tesco)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로부터 ‘1조3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겠다’고 인수후보들에게 밝혔다. 홈플러스의 배당은 2011년 이후 5년만이다.
매각 전 대규모 배당은 M&A 거래의 한 방식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배당을 하게 되면 기업가치가 줄어 인수자의 자금 부담이 준다. 하지만 테스코가 받는 배당 규모가 커 논란이 예상된다. 배당재원이 턱없이 부족해 배당금 전부를 은행에서 빌려야 한다.
홈플러스 인수에 나선 복수의 관계자들은 27일 “본입찰 일주일 정도를 남겨두고 테스코에서 홈플러스 매각 전에 1조3000억원의 배당 계획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수 후보인 MBK파트너스, 칼라일그룹,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는 본입찰에 참여하며 배당을 고려해 인수 구조를 제시했다.
테스코가 돌연 배당을 받겠다고 밝힌 배경은 '세금'이 가장 큰 이유로 추정된다. 주식 양도차익보다는 배당이 세금 문제에서 더 간결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실질 대주주는 영국 테스코이지만 테스코는 네델란드에 페이퍼컴퍼니 테스코홀딩스 B.V를 설립해 우리나라에 진출했다. 우리나라와 네델란드 사이에는 이중과세 회피와 탈세 방지를 위한 협약을 맺고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테스코가 세금 문제를 미리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며 "양도차익과 배당 중에 배당이 실질적으로 논란 여지가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조3000억원의 배당 재원은 차입을 통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말 기준 홈플러스의 연결기준 배당가능이익은 1조5688억원에 달해 1조3000억원을 배당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보유 현금은 26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배당 재원 확보를 위한 차입 논의는 홈플러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진 이후 시작될 예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경영권 변동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차입 논의를 할 수 없다”며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이후 배당 재원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당을 위한 대규모 차입은 어떤 면을 보느냐에 따라 논란의 대상은 달라진다. 배당이 없다면 1조3000억원은 인수자가 마련해 테스코에 주식 인수 대금으로 줘야한다. 향후 사모펀드(PEF)들은 홈플러스로 배당을 받아 이 자금을 상환하게 된다.
반면 배당을 하게 되면 홈플러스가 차입하게 되는 만큼 원리금 상환 의무를 홈플러스가 지게 된다. 부채를 통해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하지만 홈플러스의 영업실적 감소세 등을 고려하면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거래 실질이나 향후 투자금 회수 등에서 보면, 테스코가 배당받든 안받든 크게 달라질 부분은 없다"면서도 " 당장 거액 배당이 홈플러스 임직원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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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8월 27일 10:30 게재]